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공급 확대’를 강조했다. 집권 5년 차를 맞은 문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방향을 바꾼 정부 부동산 정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특별히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 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의 어려움’ ‘송구한 마음’ 등의 표현을 쓰며 명시적으로 사과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그동안 부동산 정책에 자신감을 드러내며 수요 억제를 고수했던 기조와 차이가 크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도 “지난번 부동산 대책으로 지금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되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20여 차례의 정부 대책에도 주택 가격이 크게 뛰고,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직접 사과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임명 이후 여러 차례 ‘공급 확대’를 강조해 왔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다음 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다”며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자체적인 백신 개발도 계속 독려할 것”이라며 “백신 자주권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신년사 제목은 ‘국민이 만든 희망: 회복 포용 도약’이었다. 지난주 신년인사회에서 언급했던 ‘통합’ 대신 ‘포용’ 표현을 썼다. 문 대통령의 통합 발언이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이어지자 표현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사면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