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이재명에 “막 풀자는 단세포적 논쟁 그만”

입력 2021-01-08 04:03
연합뉴스

정세균(사진) 국무총리가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보편 지급하자고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7일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정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 지사님의 말씀에 부쳐’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지혜를 모을 때로, 급하니까 ‘막 풀자’는 건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더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 같은 단세포적 논쟁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는 “정부는 지사님과 마찬가지로 민생 우선 정책철학을 공유하고 있고, 어떤 경제지표도 민생보다 앞서는 것은 없다”면서도 “며칠 전 대통령의 말씀처럼 코로나가 주는 고통의 무게는 결코 평등하지 않다”며 “정부는 확장재정 기조를 바탕으로 고통에 비례해 지원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두고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지원금을 지역화폐로 주자는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 총리는 “해당 지역민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지언정 국가 차원에서 굳이 이 방식을 채택할 이유를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투입한 재정이 효과를 내려면 조기에, 지원이 절실한 분야에 소비가 돼야 한다”며 “이런 효과는 기존 방식대로 신용카드 충전 방식으로도 아무 문제 없이 달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총리의 글은 앞서 이 지사가 페이스북에 “국민이 살아야 재정건전성도 있다”는 언급이 담긴 정 총리 인터뷰를 올리면서 “지역화폐를 통한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다시금 요청한다”고 한 데 대한 응답이다.

정 총리의 글이 올라온 지 수시간 만에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새해 첫 독서.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퇴임 후 남기신 ‘진보의 미래’를 다시 꺼내 읽는다”면서 “서슴없이 ‘관료에 포획됐다’고 회고하신 부분에서 시선이 멈춘다. 균형재정 신화에 갇혀있는 정부 관료들에 대한 이보다 더 생생한 술회가 있을까”라고 적었다. 균형재정을 강조한 정 총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