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기관 주도로 3000선 안착… 비트코인, 사상 첫 4000만원 돌파

입력 2021-01-08 04:03

코스피가 ‘동학개미’의 힘으로 장중 3000 고지를 답사한 지 하루 만에 3000선에 안착했다. 가상화폐 대표주자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개당 가격 4000만원을 돌파했다. 3000만원을 넘은 지 11일 만이다. 가속을 밟은 자본의 질주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3.47포인트(2.14%) 급등한 3031.68에 마감하며 또 한 번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다. 2980.75로 출발하자마자 3000선에 올라선 뒤 한 번도 앞자리를 바꾸지 않고 안정적 흐름을 보였다. 오후 한때 3055.28까지 상승했다.

눈에 띄는 건 3000선 안착을 주도한 게 개인이 아닌 기관투자가였다는 점이다. 전날 장중에 1조4000억원 가까이 내던지고 지난 연말 이후 매도로 일관했던 이들은 이날 1조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새해 들어 증시 상승세를 홀로 주도한 개인투자자는 이날 1조2000억원가량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올해 들어 4거래일 만의 매도 우위였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코스피 3000 시대’ 개막을 선언하며 “주식시장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했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반한 수출 증가와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등 우리 증시의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가상의 자본도 주가 못지않게 솟구치는 중이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약 4160만원에 거래되며 4000만원을 훌쩍 넘겼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 18일 2000만원, 지난달 27일 3000만원을 차례로 돌파했으며 3000만원에서 4000만원대에 도달하는 데 2주도 걸리지 않았다. 1년 새 비트코인 가격은 300% 이상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에 대해서는 유동성으로 인한 거품이 끼었다는 의견과 향후 ‘디지털 금(金)’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비관론자로 분류되는 데이비드 로젠버그 ‘로젠버그리서치’ 대표는 “짧은 시간에 이 정도로 가격이 급등하는 건 매우 비정상적”이라며 현재 비트코인에 막대한 거품이 존재한다고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반면 전 백악관 공보국장이자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 캐피털’ 설립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비트코인은 금보다 저장하기 쉽고 훔치기는 어려우며 휴대도 더 간편하다”며 가상화폐가 새로운 가치 저장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자본시장의 과열 조짐에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거래소는 “글로벌 증시 전반의 역사적 고평가 수준 도달 및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조정 가능성 등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융시장의 안정적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코로나 방역 성공과 실물경제의 회복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조민아 기자, 세종=신재희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