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꾼’ 되려는 옥 꾼띠, 꿈 펼치게 응원을…

입력 2021-01-08 03:01
옥 꾼띠씨가 7일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에서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강현중 선교사 제공

캄보디아인 옥 꾼띠(38·사진)씨는 지난해 11월 21일 신장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한국에 왔다. 한국어린이전도협회 파송을 받아 캄보디아에서 사역하는 공은혜 선교사가 옥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한국행을 주선했다. 12세 때 신장에 문제가 생긴 옥씨는 열악한 의료 여건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병을 키웠다.

한국행 비행기를 탈 때만 해도 여동생의 신장을 기증받기로 했지만, 막상 한국에서 검사를 받은 뒤 이식이 어렵다는 걸 알게 됐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다행히 부산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는 남편 빠앗 쏘다니(39)씨의 신장을 이식받을 수 있게 됐다.

고비는 넘겼지만, 아직 난관이 많다. 기증에 앞서 남편 몸에 있는 체내 거부반응 항체의 양을 줄이는 치료를 해야 한다. 옥씨도 이식 때까지 일주일에 두 차례 투석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머물고 있는 서울 마포구 성현교회(최재호 목사) 선교관에서 강남구 삼성의료원까지 30㎞ 가까운 거리를 오가야 한다.


병원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이 없는 옥씨는 투석에 한국인보다 20배 이상 많은 비용이 든다. 검사 중 자궁근종까지 발견돼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 옥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이들이 십시일반 5000만원을 모았지만, 각종 검사와 반복되는 입원과 투석 등에 모두 썼다.

그의 한국행을 도운 이들의 마음도 급해졌다. 옥씨의 병원 치료와 수술 일정 조율을 돕는 강현중 선교사는 7일 “옥씨가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우리나라에 왔는데 상황이 복잡하게 얽혀 수술이 지체되고 있다”면서 “당장 이식 수술을 받지 못하면 머지않아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되지만 1억5000만원에 달하는 병원비가 문제”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일찌감치 신앙생활을 시작한 옥씨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려는 꿈을 갖고 있다”면서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호소했다.

3개월 체류비자로 입국한 옥씨는 출입국관리소에 체류 연장을 신청했다. 주변 사람들은 이마저도 살얼음 위를 걷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있다. 최재호 목사는 “여러 난관을 뚫고 지금까지 온 옥씨가 이식 수술을 받기까지는 아직 장애물이 많다”며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수술이 무산되고 결국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