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가 6일 코스피지수 종가를 3000에 올려놓기 위해 온 힘을 다하기는 했지만 이들 역시 지금의 지수나 상승 속도가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3300선까지 내다보고 있지만 전문가들도 단기 급등을 최대 부담 요인으로 꼽으며 일단은 조정이 불가피하리라고 본다. 본격적인 ‘코스피 3000’ 시대로 진입할지는 그다음 문제다.
코스피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던 3월 중순 이후 풍부한 유동성과 동학개미의 매수세에 힘입어 지칠 줄 모르고 질주했다. 여름과 가을 들어 약간의 조정이 있긴 했지만 의미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과거 사례를 보면 새롭게 바뀐 앞자리가 단번에 유지된 적은 없었다. 본격적인 코스피 1000, 2000시대에 들어선 시점은 첫 돌파 후 각각 16년, 9년이 넘게 지난 2005년 말과 2016년 말이다. 당장 3000시대가 열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금은 개인의 증시 참여도가 매우 왕성한 만큼 과거와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미 지난해 11월 역사적 신고가 경신과 함께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들어선 만큼 과거 잣대만으로는 향후 증시 흐름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입장이다.
개인의 ‘투심’이 어느 때보다 강하기는 하지만 코스피가 3000선에 안착하려면 결국 큰손 투자자인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이 받쳐줘야 한다.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한 지난해 11월 23일과 사상 첫 2700, 2800을 돌파한 12월 4일과 24일은 모두 외국인이나 기관이 끌어올린 장이었다. 당시 개인은 각각 8730억원, 3432억원, 8031억원을 순매도했다.
일부 전문가는 공매도 재개 등이 예정된 올봄에 변동성을 보인 뒤 다시 상승 추세로 복귀하리라고 전망한다. 예상보다 빨리 3000을 달성한 만큼 조정이 당겨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조정 기간에는 지수가 10% 정도는 빠질 수 있다고 본다. 2700 안팎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에 따라 하락폭을 더 열어놓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장세를 긍정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아주 큰 폭의 하락을 예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판단을 전제로 전문가들은 조정 시기를 주도주 매수 기회로 추천한다.
향후 코스피의 전개 방향은 기업 실적이 얼마나 뒷받침해주는지가 관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은 ‘코로나가 끝나면 경제는 정상화된다’는 확률적 기대를 중심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지금은 백신과 치료제 보급이 시작된 만큼 막연한 기대만으로 증시를 이끌기는 어렵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증시가 큰 조정 없이 추가 상승세를 이어간 경우를 보면 IT버블, 금융위기를 맞으며 추세가 하락 반전했다”며 “연속 상승 후 단기 조정 여부에 따라 중장기 상승추세를 지속할지 하락추세로 반전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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