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국가고객만족도(NCSI)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2020년 NCSI가 2019년 76.7점보다 0.3점(0.4%) 오른 77.0점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코로나19 위기 속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찾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고객중심경영이 고객만족도 상승을 이끌었다.
2020년 NCSI 조사는 국내 75개 업종, 316개 기업(대학)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국가 간 입국 제한이 장기화한 것을 고려해 호텔, 여행사, 면세점은 한시적으로 조사에서 제외했다.
그 영향으로 2019년 고객만족도 톱10 안에 7개나 들었던 호텔이 빠지고, 그 자리를 병원이 메웠다. 톱10에 병원만 7개가 포함됐고, 업종별 순위에서도 병원이 80점으로 1위에 올랐다. 감염에 취약한 환자와 노약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특성상 방역에 더욱 철저한 조치를 취해 병원의 이미지를 높인 게 주효했다.
고객만족도 1위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삼성물산(85점)이 차지했다. 아파트 업계 최초로 서비스 브랜드 ‘래미안 헤스티아’를 도입한 점과 세대 내 불편해소를 안내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게시한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2위에 오른 세브란스병원은 모바일 QR코드 사전문진 시스템을 도입해 출입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환자의 안전을 강화한 점을 인정받았다. 이 밖에 톱10에는 대구도시철도공사(81점·7위)와 현대자동차(79점·10위)도 들었다.
2020년 고객만족도는 업계 1위 기업의 순위가 뒤바뀐 업종이 13개, 공동 1위를 기록한 업종이 11개로 업계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한국야쿠르트(79점), SK텔레콤(79점)은 각 업계에서 고객만족도 1위를 23년간 지켰다. KT(22년)와 삼성화재(20년), 삼성전자·롯데백화점(18년)도 변함없이 업계 1위를 유지했다.
전년 대비 고객만족도가 상승한 업종은 전체 74개 가운데 34개(46.0%)로 2019년 27개에 비해 증가했다. 생명보험·아파트가 모두 77점으로 전년보다 2.7% 높아져 고객만족도 향상률 1위 업종에 올랐다. 생명보험은 수년 전부터 진행해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영향으로 신속하게 언택트 서비스를 제공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반면 대학들은 전년보다 큰 폭으로 만족도가 하락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를 급작스럽게 시행한 데 따라 학생들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