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29)이 유럽 무대 통산 150호 골 고지에 올랐다. 올 시즌 선보이고 있는 손흥민의 고감도 골 결정력 덕에 스페인 라리가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가 관심을 보인다는 이적설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챔피언십(2부) 소속 브렌트퍼드의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전에 선발 출전해 1대 0으로 앞선 후반 25분 쐐기골을 넣었다. 2대 0 완승을 거둔 토트넘은 리그컵 결승에 진출해 4월 2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시티전 승자와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이날 골로 손흥민은 유럽 무대 419경기 만에 통산 150호골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2010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데뷔해 3시즌 간 20골을 넣은 뒤 바이어 레버쿠젠으로 옮겨 다시 3시즌 동안 29골을 기록했다. 이어 토트넘에선 이날까지 6시즌 만에 101호골을 넣어 통산 150골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올 시즌 공격포인트는 벌써 16골 8도움(EPL 12골 5도움·유로파리그 3골 3도움·리그컵 1골)으로, EPL 득점 순위에서도 모하메드 살라(13골·리버풀)에 이은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잉글랜드 레전드 공격수 앨런 시어러가 손흥민을 EPL 전반기 베스트 11에 포함시켰을 정도다. 게다가 손흥민은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팀에 헌신적인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이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13회)와 라리가(34회)에서 통산 우승 1위를 달리고 있는 세계 최고의 구단 레알이 손흥민에 관심을 표명한단 이적설도 흘러나온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6일 “최근 지네딘 지단 감독이 손흥민을 지켜보고 있고, 레알이 토트넘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비록 아직까진 ‘썰’에 불과하지만, 마르카 같은 공신력 있는 언론이 보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전날 스페인 돈발롱이 7000만유로(약 930억원)란 구체적인 이적료까지 언급했지만, 아무래도 신뢰도는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6390만파운드(약 944억원)의 재정 손실을 본 토트넘의 재정 상황도 이적설에 무게를 싣는 요소다. 이브닝스탠다드의 지난 4일 보도에 따르면 토트넘은 2023년 6월까지 연봉 728만파운드(약 108억원)를 받고 있는 손흥민의 연봉을 25% 올려주며 계약 기간을 2026년까지 늘리려 했지만, 재정 문제로 재계약 협상을 미뤘다. 게다가 레알이 기대를 갖고 영입했던 에당 아자르가 라리가와 UCL에서 1골 씩 넣는데 그치는 부진에 빠져있는 것도 이적설을 부추기는 배경이다.
다만 아직 2년 넘게 남은 손흥민의 계약 기간은 걸림돌이다.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현재 손흥민의 몸값은 9000만 유로(약 1211억원)에 달한다. ‘협상의 달인’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이보다도 더 높은 몸값을 레알에 요구할 여지가 충분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문제는 토트넘 뿐 아니라 레알도 겪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이에 단시간 내에 이적이 성사될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도 6일 경기가 끝난 뒤 국내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레알 이적설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난 토트넘 소속이고, 그저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