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두 전직 대통령 측, 사면 관련 반응 후안무치하다

입력 2021-01-05 04:03
이명박(MB) 전 대통령 측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전직 대통령 사면론과 관련해 궤변을 늘어놓고 있어 그러잖아도 어려운 사면 정국을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끝에 사면을 위해선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 반성’이 중요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MB 최측근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4일 라디오에 출연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사자 반성’에 대해 “시중의 잡범들에게나 하는 얘기”라고 힐난했다. 당사자들 입장에선 2년, 3년 감옥에서 산 것만 해도 억울한데, 내보내 주려면 곱게 내보내 주는 거지 무슨 소리냐는 것이다. “반성을 하려면 잡아간 사람이 미안하다고 반성해야지 잡혀가서 감옥 간 사람이 뭘 반성을 하느냐”며 정치적 보복으로 억울하다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며 찬반이 있지만, 사면권자가 정치적 결단을 내릴 문제라고 국민 의견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렇듯 막무가내로 적반하장격 반응을 보이면 국민 여론은 더 악화할 게 뻔하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직후에도 “법치가 무너졌다”며 사법부를 공격했다. 그와 그의 측근들은 반성은커녕 “철저한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횡령, 뇌물수수 등 대통령 품위에 맞지 않는, 그야말로 잡범들이나 저지르는 범죄가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사법부 탓만 한 것이다.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들도 ‘비도덕적인 요구’ ‘극악무도한 짓’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고령의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서 통합을 위해서는 사면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하지만 후안무치한 이런 반응은 국민 반발심만 더욱 자극한다. 제발 자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