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과일 평정한 딸기

입력 2021-01-04 04:08
연합뉴스

설향, 금실, 아리향, 장희, 죽향…. 한 번쯤 들어본 것도 있을 테고 낯선 이름도 있을 것이다. 과일을 즐기지 않는다면 딸기를 부르는 이름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게 의아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요즘은 딸기를 고를 때 품종을 보고 고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국산 품종 개발과 스마트 농법이 만나면서 겨울은 다양한 딸기를 맛볼 수 있는 ‘딸기 제철’이 됐다.

3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이마트에서 딸기는 130억원어치나 팔렸다. 와인, 라면, 맥주에 이어 매출 상위 품목 4위에 올랐다. 과일 매출 가운데 딸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었다. 겨울 제철 과일로 부동의 인기 1위였던 감귤은 2위(과일 매출 비중 14.3%)로 내려갔고, 감귤 매출에 포도(3위·11.7%) 매출을 합쳐도 딸기 비중에 못 미친다.

겨울 딸기는 2015년 전후 서서히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2019년 12월 이마트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40% 상승하면서 처음으로 겨울 과일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딸기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올해는 과일 매출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게 됐다.

언제부터 겨울이 딸기 제철이 됐을까. 비닐하우스 재배가 보편화되고 11월부터 수확이 가능한 품종 ‘설향’이 개발된 2005년 전후 ‘겨울 제철 딸기’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요즘은 스마트 농법을 적용해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최적의 환경에서 딸기를 기르기 때문에 균질한 상품을 오래 생산할 수 있다.

국산 딸기 품종이 다양해진 것도 겨울 딸기 매출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 딸기 시장에서 국내 품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에 이른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