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30만 > 출생 27만… 인구 감소 시작됐다

입력 2021-01-04 04:00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 ‘인구 감소’ 시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30만7764명)가 출생아 수(27만5815명)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현실화된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저출산 대책을 추진했지만 지속적인 인구 감소를 막지 못한 결과다. 복지·교육·경제·국방 등 정부 주요 정책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2020년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5182만9023명으로, 전년에 비해 2만838명 줄어 사상 처음 인구가 감소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인구 통계는 첫 인구 감소, 1인 세대 급증, 60대 이상 인구 비중 증가, 출생(등록)자 수 역대 최저, 지방소멸 가속화로 요약된다.

성별로 보면 남자 인구는 2년 연속 감소했고, 여자 인구도 증가폭이 2만5115명에서 2949명으로 대폭 축소됐다. 2015년에 처음으로 여자 인구수가 남자를 추월한 이래 지난해 여자·남자 간 인구 격차는 최대(14만6965명)로 벌어졌다.

세대수는 2019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해 총 2309만3108세대를 기록한 반면 평균 세대원 수는 사상 최저치인 2.24명밖에 되지 않았다. 1인 가구가 처음으로 900만 세대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4인 세대 이상은 매년 계속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 2인 세대가 전체의 62.6%를 차지해 ‘전통적’ 가족 개념의 변화가 세대 변동으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주거·복지·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 정부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뀔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10년간 연령대별 인구 비중을 살펴보면 40대 이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60~70대 이상은 큰 폭(8.2%p)으로 증가했다. 30, 40대와 10대 이하의 인구 감소폭이 점점 커지는 점은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고용 정책도 시급한 변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노년층 인구의 급속한 증가에 대응해 노인 대상 복지 서비스 및 일자리 제공을 위한 정책 마련이 요구된다.

2020년 출생(등록)자 수는 30만명이 붕괴돼 역대 최저치(27만5815명)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민등록 인구의 사상 첫 감소 주요 원인으로, 출생자 수의 지속적 감소는 저출산 현상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과제임을 보여준다.

저출산 및 인구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별 맞춤형 발전전략 마련 등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긴밀한 협력이 요구된다.

행정안전부 서승우 지방행정정책관은 “2020년은 인구통계적으로 인구 감소의 시작, 1·2인 세대의 폭발적 증가, 역대 최저 출생자 수를 기록해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정부는 2020년을 기점으로 각 분야의 정책 방향을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오주환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