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상 첫 인구감소…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입력 2021-01-04 04:02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해 처음으로 자연감소했다. 행정안전부가 3일 발표한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5182만9023명으로 전년 대비 2만838명(0.04%) 줄었다. 출생자가 27만여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명을 넘어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일어난 데 따른 것이다.

주민등록 인구 증가율은 2009년 0.47%에서 2010년 1.49%로 한때 증가하기도 했으나 2016년 이후 급격히 낮아져 2018년 0.09%, 2019년 0.05%로 떨어진 데 이어 급기야 지난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40년 이후에는 인구가 연간 40만명씩 감소한다고 한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이래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쏟아부은 225조원 넘는 천문학적 예산도 별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도 해결이 시급한 과제다. 계속되는 합계출산율 감소로 40대 이하 인구는 급속히 줄어든 반면 60대 이상이 전체 인구의 4분의 1로 증가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60대는 4.7% 포인트, 70대 이상은 3.5% 포인트 늘었다. 이 같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경제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0% 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연평균 성장률은 3.5% 포인트씩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인구통계의 또 하나의 특징은 1인 가구의 급증이다. 지난해 1인 가구는 906만 가구로 처음으로 9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전체 가구의 39.2%로 가장 비중이 높다. 2인 가구를 합하면 1, 2인 가구가 전체의 62.6%로 전통적 가족 개념의 변화가 가구 변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집값 폭등, 사교육비 부담 등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요인이 많아 출산율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아울러 1, 2인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 추세에 따른 주거, 복지 정책을 새롭게 정비하는 한편 노인대상 일자리에 대한 고민 또한 본격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