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밭두렁 태우기(사진)가 농작물의 병·해충 감소에 “그다지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과 밭 내부의 해충 발생 정도와 곤충의 종(種) 다양성은 논두렁이나 밭두렁과 연관성이 낮다는 것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 유기농업연구소는 ‘논·밭두렁에서 월동하는 병·해충이 작물 생육기에 얼마나 피해를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과학적으로 얻기 위해 농촌진흥청과 공동 연구 과제를 추진하고 3일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논 내부 주요 해충 발생 정도와 곤충의 종 다양성은 논두렁과 서로 연관성이 낮았으며 고추밭 탄저병 발생 정도와 밭두렁 이병잡초와 관련성 또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농업기술원 관계자 “농경지 병·해충 발생은 지역적 환경 요인이나 연작과 같은 재배 이력에 더 영향을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도 계속 공동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 농업기술원은 이 연구 과제는 논·밭두렁에 월동하는 병·해충의 종류와 밀도를 조사하고 하절기 농작물 피해와의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논·밭두렁 태우기 효과에 관한 과학적 근거 확보에 주된 목적을 뒀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부 농가에서 관행적으로 병·해충 억제를 목적으로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고 있으나 농업 정책은 미세먼지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과 산불 방지를 위해 농가들의 논·밭두렁 소각을 제한하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아직까지도 논·밭두렁에 남아 있는 월동 후 병·해충이 하절기 작물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전국 규모의 공동 연구를 추진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박석희 유기농업연구소장은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국가적 아젠다로 대두되고 있고 농업 부분에서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 과제를 수행할 수 있어서 큰 의미가 있었다”며 “연구 목적에 맞는 신뢰성 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