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아빠 돌아가시고 생긴 두려움… 공동체와 함께 지내며 극복

입력 2021-01-04 03:04

중학교 때 장난기가 심하고 막무가내인 옆자리 짝꿍이 싫어 피한 것이 계기가 돼 그의 단짝들로부터 놀림과 따돌림을 받기 시작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했다. 유일하게 나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은 아빠였다. “아빠, 오늘 친구들이 놀려 너무 속상해. 아빠, 나 동생이랑 싸웠어” 해도 “많이 속상했겠네. 우리 딸” 하며 꼭 안아주었다. 수능을 잘 못 봤을 때도 “아빠는 성적과 관계없이 너를 사랑해. 다솜아. 괜찮아” 하며 항상 따뜻한 사랑으로 나를 감싸주었다.

그러던 아빠가 갑작스럽게 패혈증으로 쓰러져 입원한 지 3일 만에 돌아가셨다. 유언 한 마디 남기지 못한 채 내 곁을 떠나니까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항상 내 마음 가득했던 아빠가 떠나니 세상의 모든 것이 의미 없었고 학교에서 돌아오면 아빠의 옷을 꺼내 껴안고 온몸에 힘이 빠질 때까지 아빠를 부르며 울었다. 아빠 없는 삶은 지옥이었고, 따라 죽고만 싶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집안에 누군가 있다는 생각이 들며 두려움이 몰려왔다. 저녁이면 벌벌 떨며 지냈고 잠이 들려고 할 때는 누군가 계속 웃고 말하는 소리도 들렸다. 그때 나처럼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가정형편이 무척 어려운데도 날마다 기쁘게 살고 있던 직장 동료인 친구가 내게 예수님의 부활을 전해주었다. ‘어? 나도 예수님을 믿는데 얘는 나와 뭐가 다르지?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기쁠 수가 있지?’ 공포에서 벗어나고도 싶고 무엇인가 문제를 해결해 줄 답이 있을 것 같아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수련회를 가게 됐는데 ‘제자들은 왜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말을 듣고도 안 믿었지?’ 하는 의문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어느 날 잠자리에 들었는데 ‘제자들의 눈이 가려져 알아보지 못했다’는 말씀이 번뜩 생각났다. 순간 예수님은 모든 수치와 고통을 참으시고 구약과 신약의 모든 예언을 다 이루시고 부활하셨다는 사실이 선명해졌다. 부활을 통해 예수님이 하나님이란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예수님은 내 죄 때문에 죽으신 것이었다. 아니, 내가 예수님을 죽인 것이었다. 너무 두려운 마음에 몸을 떨며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예수님, 진짜 부활하셨네요. 제가 정말 몰라서 믿지 못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가슴을 치며 회개했다. 로마서 14장 9절에 나의 주인 되시기 위해 부활하셨는데 내가 주인 자리에 앉아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통곡이 나왔다. 나는 바로 하나님께 굴복하고 참 주인이신 예수님을 내 마음에 주인으로 영접했다.

내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일방적인 사랑! 그 사랑에 내 모든 것을 다 드리고 싶었다. 예수님이 주인이 되니 내 몸 같은 작은교회 언니, 동생들과 어디에서든 함께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다리가 부러져 목발을 짚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작은교회 언니들은 기꺼이 내 손과 발이 돼 주었고, 작은 문제까지 자신의 일처럼 함께하며 기도해 주었다. 복음으로 세워진 공동체와 한 가족처럼 함께하는 하루는 매일이 천국의 삶이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은 하나님이 내게 보내주신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한다. 누구도 믿지 못하고 지내던 나를 예수님 안에서 영원한 하늘가족과 함께 기쁜 소식을 전하며 푯대를 향해 달려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정다솜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