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자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포드대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우리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와 1000만명분의 백신 계약을 체결한만큼 내년 2월 국내 접종 개시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로이터통신 등은 30일(현지시간) 영국 보건부가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권고를 받아들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3일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긴급사용을 신청한 지 일주일 만이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에 대해 “환상적인 뉴스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안다”면서 다음달 4일부터 대규모 백신 접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가장 큰 장점은 보관 및 유통이 쉽다는 점이다. 섭씨 2~8도의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최소 6개월간 백신을 운송·보관·관리할 수 있다. 반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가량을 유지한 채 운송돼야 하며 일반 냉장고 온도인 2~8도에서 최대 5일간 보관할 수 있다.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6개월간, 2~8도에서 30일간 안정을 유지한다.
다만 EU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여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벨기에 브뤼셀타임스는 지난 28일 EU의 보건 규제 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 관계자를 인용해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백신과 관련해 일부분의 정보만 제공하고 있고, 정식 사용승인 신청서도 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브뤼셀타임스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월 중에 사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EMA의 승인이 없으면 EU 27개 회원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할 수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 호주, 중동에 이어 미국에서도 29일 영국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변이 바이러스는 치명률보다는 강한 전염성이 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공중보건국(PHE) 연구진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와 기존 바이러스 감염자를 각각 1769명씩 비교·분석한 결과 입원률이나 사망률에 있어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이러스 유형별 밀접 접촉자의 감염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기존 바이러스는 10%를 감염시키는 데 그쳤지만 변이 바이러스는 그 수치가 15%에 달했다.
이형민 김지훈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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