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안 터지나 했더니… 5300만 쓰는 LTE 느려졌다

입력 2020-12-31 00:03

국민 다수가 쓰고 있는 LTE(롱텀에볼루션) 이동통신 속도가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가 5G 확산과 품질 향상에 집중하면서 LTE에는 다소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2020년 통신서비스 품질을 평가한 결과 이통 3사의 평균 LTE 다운로드 속도가 153.10Mbps(초당 메가비트)로 지난해보다 5.43Mbps 느려졌다고 밝혔다. 업로드 속도 역시 같은 기간 39.31Mbps로 3.52Mbps 느려졌다.

최근 LTE 속도가 부쩍 느려졌다는 불만이 당국과 이통사에 꾸준히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용자는 본인의 스마트폰을 이용한 LTE 속도 측정 결과를 공개하면서 주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5G 확산으로 LTE 가입자 수는 감소 추세지만 여전히 가장 많은 사용자가 쓰는 통신서비스다. 지난 10월 기준 LTE 사용회선 수는 5393만3359개에 이른다. 같은 기간 5G 사용회선은 998만3978개다.

과기정통부는 LTE 속도 저하의 원인을 두 가지로 꼽았다. 우선 LTE와 망을 나눠 쓰는 5G 서비스의 특성 때문으로 진단했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국내 5G 서비스는 LTE와 5G 네트워크를 혼합 구성하는 NSA(비단독모드) 방식이다.

또 농어촌 지역 LTE 기지국의 유지·관리가 미비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봤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LTE 이용 품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엄격한 측정을 통해 이통사가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기술 발전 단계를 생각했을 때 현재 LTE는 최대 성능을 내고 있다”며 “오차범위와 측정 변수 등을 고려할 때 유의미한 속도 저하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5G 상용화 이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5G-LTE 간 빈번한 전환 문제는 이번 조사에서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5G-LTE 전환율은 3사 다운로드 평균 5.49%, 업로드 평균 5.29%로 상반기(각각 6.19%)보다 낮아졌다.

5G 서비스는 통신 3사 모두 속도와 커버리지(서비스 제공 범위) 등 품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속도는 SK텔레콤이 가장 빨랐고, 전국 커버리지 면적은 LG유플러스가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6대 광역시의 주요 도심에서 3사 모두 5G를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78개 중소도시에서는 사업자 간 차이가 분명했다.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 수는 KT가 가장 앞섰다. 3사를 종합하면 백화점·도서관·공항 등 주요 다중이용시설 4516곳 중 5G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2792곳(61.8%)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10곳 중 4곳의 주요 시설에서는 여전히 5G가 잘 터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실내 서비스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