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경우 단순히 예배를 생중계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를 직접 기획해 제작하는 게 일상화됐다. 비대면 소통이 중요해지면서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선 것이다. 서울 한주교회(김태훈 목사)의 경우 ‘가정예배를 위한 5분 메시지’ ‘소요리 문답’ 등의 콘텐츠를 제작해 매주 유튜브에 올리고 성도들에게 메신저로 발송한다.
다음세대 관련 콘텐츠도 다양하게 제작됐다. 분당우리교회(이찬수 목사) 청소년부가 대표적이다. 부교역자들은 일상을 기록하는 영상 ‘브이로그’를 올리거나 유튜브 라이브, 캠핑처치 등의 콘텐츠로 다음세대와 고민을 나누는 등 코로나19 초기부터 활발하게 유튜브로 성도들과 소통했다. 서울 배광교회(이학성 목사) 교회학교는 찾아가는 심방 콘텐츠 ‘용퀴즈온더블럭’을 정기적으로 올린다. 김태훈 목사는 “성도들은 일방적으로 가르치거나 보여주는 콘텐츠보단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더 많이 활용했고 반응도 좋았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개개인에게 맞는 신앙 콘텐츠를 제공하고 피드백을 받는 온라인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의 종류 면에선 찬양이 가장 큰 사랑을 받았다. 서울 한성교회(도원욱 목사)는 과거 유튜브에 올린 찬양 콘텐츠들이 주목받으며 기독교 채널 최초로 누적 조회수 1억회를 돌파했다. 특히 1200만회의 조회수를 올린 김윤진 간사의 ‘아무것도 두려워말라, 하나님이시여’는 2016년 영상인데도 최근까지 댓글이 달리며 주목을 받았다.
워십팀도 수준 높은 편곡과 영상 제작 능력으로 관심을 받았다. 부산 동래중앙교회(정성훈 목사) 청년교회 찬양팀 ‘예람워십’의 ‘길을 만드시는 분’(Way Maker)은 70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전 세계 유튜버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동대 학생들이 뭉친 ‘카우치워십’은 두 곡을 섞거나 캔 따는 소리를 활용하는 등 개성 있는 편곡과 세련된 영상으로 7개 영상에 누적 조회수 70만회를 기록했다.
찬양 설교 예배 등 전통적 소재 외에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한 점도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다. 그림 묵상 콘텐츠 ‘드로잉 워십’은 함명인 작가가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녹화해 올리는 채널이다. 신학생들이 만드는 ‘오늘의 신학공부’는 개신교 8대 교파 등의 정보를 알기 쉽게 정리해 설명한다. 크리스천의 삶을 꾸밈없이 보여주거나 다음세대의 일상적인 고민을 함께 나누는 개인 유튜버의 콘텐츠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은 “과거엔 교회나 단체 등 일부 기관에서 생산하는 콘텐츠가 주를 이뤘다면 코로나19 이후 일반 성도들까지 콘텐츠 생산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한 점이 가장 큰 변화”라며 “교역자 브이로그나 성도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콘텐츠 등 소통이 중심이 된 쌍방향 콘텐츠가 인기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에도 선정성 문제 등 명암이 있는 만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분명히 지키며 참여하되, 유튜브 문법에 맞는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교회의 정신과 복음을 증언하는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