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확산 불똥에 EPL 중단 위기

입력 2020-12-31 04:0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가 3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홈경기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득점 없이 맞선 후반 추가시간 3분 결승골을 터뜨리고 환호하고 있다. 맨유는 1대 0으로 승리해 리그 2위로 도약했다. EPA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 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리그 내부에서도 1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EPL 사무국은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1479명의 선수와 구단 직원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고, 그 중 18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18명은 올 시즌 중 최다 인원이다. EPL은 20개 구단을 대상으로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는데, 이전까지는 지난달 9~15일 11차 검사에서 16명이 양성 반응을 보인 게 최다였다. 이번 주만 해도 맨체스터 시티에서 가브리엘 제주스와 카일 워커 등 7명 이상의 선수가 새로 감염되고 아스널에서도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확진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다. EPL 누적 확진자 수가 131명까지 늘었을 정도다.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EPL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파력이 70%나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며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이날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만3135명으로 3월 이후 최다 규모다.

이에 정상적인 경기 진행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지난 28일 열릴 예정이었던 맨시티와 에버턴의 16라운드 경기가 연기된 데 이어, 확진자가 나온 다른 팀 경기들도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PL 중단 논의도 흘러나오고 있다. 텔레그라프는 “EPL 구단들이 다음달 리그를 2주 동안 중단하는 방안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EPL은 지난 시즌이 진행 중이던 3월에도 약 3달 간 리그 진행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리그 중단에 대해 각 팀 감독을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스카이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최근 2위로 성적이 급상승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남은 경기는 언제 치를 건가? 올해 상황이 모두에게 어렵다는 건 알지만 리그 중단이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할 것”이라며 리그 중단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19위 웨스트브롬위치 앨비언의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모두의 안전이다. 변이 바이러스 전파력은 70%나 강하다고 하는데, 리그를 잠시 중단하는 게 옳은 방법”이라며 “나는 66살이고,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싶지 않다. 선수들은 극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나 같은 경우 회복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리그 중단을 주장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