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중단 위기에 처했다. 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리그 내부에서도 1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EPL 사무국은 29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21일부터 27일까지 1479명의 선수와 구단 직원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고, 그 중 18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18명은 올 시즌 중 최다 인원이다. EPL은 20개 구단을 대상으로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는데, 이전까지는 지난달 9~15일 11차 검사에서 16명이 양성 반응을 보인 게 최다였다. 이번 주만 해도 맨체스터 시티에서 가브리엘 제주스와 카일 워커 등 7명 이상의 선수가 새로 감염되고 아스널에서도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확진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찮다. EPL 누적 확진자 수가 131명까지 늘었을 정도다.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EPL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파력이 70%나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며 영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이날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만3135명으로 3월 이후 최다 규모다.
이에 정상적인 경기 진행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지난 28일 열릴 예정이었던 맨시티와 에버턴의 16라운드 경기가 연기된 데 이어, 확진자가 나온 다른 팀 경기들도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PL 중단 논의도 흘러나오고 있다. 텔레그라프는 “EPL 구단들이 다음달 리그를 2주 동안 중단하는 방안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EPL은 지난 시즌이 진행 중이던 3월에도 약 3달 간 리그 진행을 중단한 바 있다.
다만 리그 중단에 대해 각 팀 감독을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스카이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최근 2위로 성적이 급상승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은 “남은 경기는 언제 치를 건가? 올해 상황이 모두에게 어렵다는 건 알지만 리그 중단이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할 것”이라며 리그 중단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19위 웨스트브롬위치 앨비언의 샘 앨러다이스 감독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모두의 안전이다. 변이 바이러스 전파력은 70%나 강하다고 하는데, 리그를 잠시 중단하는 게 옳은 방법”이라며 “나는 66살이고,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싶지 않다. 선수들은 극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나 같은 경우 회복이 더 어려울 것”이라며 리그 중단을 주장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