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은 1920년대 미국 몬태나주에 살던 매클레인 목사 가족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매클레인 목사의 큰아들 노먼 매클레인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쓴 자전적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모든 가정에는 기쁘고 슬픈 사건이 일어납니다. 이 영화의 분수령은 작은아들 폴의 죽음일 것입니다. 아들의 죽음은 모든 것이 정지되는 충격입니다. 그래도 블랙풋강의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인생도 계속됩니다.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는 세상이 멈춘 것 같은 상황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코로나19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2월부터 교회들은 비대면 예배로 전환했습니다. 길거리의 차량도 줄었죠. 많은 회사와 상점, 관광지, 공연, 여행도 멈췄습니다. 세상 자체가 멈춘 것 같았습니다.
새해를 앞둔 지금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릅니다.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은 요즘도 강물은 여전히 흐르고 인생도 계속된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건 우리 일상이 예전처럼 흐르길 바라는 마음의 반영일 것입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물줄기가 만나는 양수리 두물머리를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유장하게 흐르는 강물을 통해 인생의 흐름을 느껴보기 위함이 아닐까요.
코로나19가 세상을 멈추게 해도 삶까지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살아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실 때까지 살아내는 것은 가장 거룩하면서도 원초적인 사명입니다. ‘살아간다’는 말보다 ‘살아낸다’는 표현이 맘에 드는 이유는 아무리 장애물이 많아도 끝까지 버티며 앞으로 나가는 생명의 고집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흐르게 하십니다. 우선 시간이 흐릅니다. 코로나19 와중에도 시간은 작년과 똑같은 빠르기로, 똑같은 방식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잘 때도 시간은 흐르며 심지어 죽고 죽이는 전쟁 중에도 흐릅니다.
무엇보다 멈춤 없이 흐르는 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의 뜻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추진돼 결국 성취됩니다. 기독교의 역사관은 무한히 돌고 도는 순환론이 아닙니다. 태초라는 출발점에서부터 종말이라는 목적지로 나아갑니다. 하나님께서는 시작하게 하는 분이며, 마치게 하는 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께서는 처음이요 나중이십니다. 구약성경은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구원 계획을 보여주고, 신약성경은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성경은 약속과 성취의 책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모든 약속이 성취될 것을 믿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대로 이삭이 태어났고 족장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가나안을 주셨으며, 선지자들에게 약속하신 대로 메시아께서 오셨기에 지금 우리는 예수님을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을 것이라는 약속을 믿고 있습니다.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멈춤 없이 추진하십니다. 하나님의 뜻이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는 걸 믿는다면 멈춘 듯한 우리 인생을 하나님의 뜻에 단단히 묶어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성취를 위해 흐를 때, 우리도 함께 목적지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 코로나19도 가로막을 수 없는 생명의 축복을 누리길 원합니다.
(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