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귀닫은 與 ‘변창흠·공수처’ 강행… 文, 신속 재가

입력 2020-12-29 04:00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선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표결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진 위원장을 둘러싸고 항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변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했다. 변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26번째 장관이 됐다. 권현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8일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일방적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일제히 ‘부적격’ 의견을 내며 반발했지만 압도적 의석수를 앞세우며 표결로 밀어붙였다.

같은 날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회의에서도 ‘야당의 비토권’이 삭제된 상황에서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등 2명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집권여당의 입법 독주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는 지적에도 부동산 시장 안정과 검찰 개혁 등의 당위성만 내세운 여당의 단독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국토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재석의원 26명 중 찬성 17명, 기권 9명으로 가결했다. 국토교통위원장인 진선미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민주당 소속 의원(17명)이 전원 찬성했다. 야당 의원들이 ‘지명 철회’ ‘원천 무효’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지만 진 위원장은 “더는 늦출 수 없다”며 표결을 강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변 후보자와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

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과거 ‘구의역 김군’ 비하와 “못사는 사람들이 미쳤다고 밥을 사먹느냐” 발언으로 막말 비판에 휩싸였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수준 미달인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한다면 성난 민심만 더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결격사유가 될 만한 위법 사항은 없었다”며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 국토위 간사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변 후보자가 너무 매도당한 점이 있다.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생명과 안전에 대한 변 후보자의 저급한 인식 등은 국민 정서와 크게 괴리돼 있다는 점을 보고서에 기록해 달라”고 촉구했다.

초대 공수처장 후보 역시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이 보이콧한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나머지 추천위원 5명의 의결로 선정됐다. 야당의 비토권을 없애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통과된 지 18일 만이다. 추천위는 “두 차례 표결 끝에 대한변협이 추천한 김 선임연구관과 이 부위원장을 전원(5명) 찬성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검찰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문재인정부 권익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어 편파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두 후보자 모두 중립적 기관이 추천한 인사로, 공정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초대 공수처장으로 적임자들”이라고 평가했다. 추 장관도 “훌륭한 두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야당은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문 대통령이 후보 2명 중 1명을 지명하면 최종 후보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초대 공수처장에 오르게 된다.

양민철 이상헌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