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사적 모임 등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시행된 지 1주일째가 된다. 1주일 가까이 유례없는 조치를 경험한 시민들의 반응은 둘로 갈렸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자영업자들의 표정에서는 생존의 위기감이 엿보였다.
서울 마포구의 한 광고회사에 다니는 신모(32·여)씨의 팀원 9명은 지난 1주일 동안 3명씩 짝을 지어 교대로 점심식사를 했다. 보통 고객사 측과 식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사에서도 코로나19를 이유로 1명만 식사자리에 나온다고 한다. 신씨는 28일 “10여명이 왁자지껄하게 명함을 교환하는 식사자리보다 미팅 전후로 필요한 말만 하는 소규모 식사자리가 나쁘지 않았다”면서 “저녁식사 때도 술을 권하는 경우가 없어졌다”고 전했다.
IT회사에 다니는 김모(37)씨도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싫지 않다는 반응이다. 김씨는 “집합금지 조치 이후로 회사 사람들의 식사 권유가 크게 줄었다”면서 “처음엔 (조치가) 무서웠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집합금지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난감함을 호소했다. 특히 대학가 앞 상권에 있는 식당 상인들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계속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었다. 서대문구 신촌의 한 음식점 주인 박모(59)씨는 “음식점은 단체 손님이 오래 있어야 고정 매출을 유지할 수 있다. 대학가는 특히 저녁에 학과 모임이나 동아리 모임 등이 많은데 이들을 못 받으면 패스트푸드점처럼 운영할 수밖에 없다”면서 “(조치 연장은) 자영업자들 심장에 칼 꽂는 소리”라고 토로했다.
공사장 등에서 고정적으로 계약을 받은 식당업주들은 손님들과의 다툼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공사장 인부들을 상대로 점심 영업을 하는 한모(44)씨는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인부들과 말싸움을 했다. 한씨는 “같은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인부 7명이 한꺼번에 들어와 테이블 2개로 안내했더니 ‘아직 배가 불렀다’고 목소리를 높여 잠깐 언쟁이 붙었다. 이 시국에 그나마 고정계약을 받은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 꾹 참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식당뿐 아니라 사적 모임까지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된 수도권에서는 파티룸 등 모임 장소들의 영업도 중단된 상태다. 서울시는 연말연시에 파티룸 등에서 열리는 5인 이상 모임에 대한 불시점검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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