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이후 첫 주일인 27일 경기도 고양 성광침례교회(유관재 목사) 인근 별빛공원 입구에 세워진 한마음혈액원 헌혈차 앞에는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줄지어 서 있었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20여분간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이들 중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영광교회 박남웅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벽제벧엘교회 송기섭 목사, 예장고신 예수동행교회 송성규 목사, 기독교한국침례회 덕은교회 이성규 목사 등 다양한 교단 소속의 목회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고양 덕양구 교회들의 연합체인 덕양구기독교연합회(덕기연) 소속 임원이다.
이날 헌혈은 코로나19로 혈액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목회자 모임인 ‘사귐과 섬김’을 중심으로 성탄절부터 내년 부활절(4월 4일)까지 진행하는 ‘대한민국 피로회복’ 캠페인의 일환이다. 덕기연 소속이자 ‘사귐과 섬김’의 일원인 유관재 목사가 덕기연에 캠페인 동참을 제안했다. 성광침례교회는 이날 150여명이 헌혈을 신청했고 90여명이 헌혈에 동참했다. 유 목사도 400㎖의 전혈 헌혈을 했다.
이날 헌혈이 의미 있었던 건 소속 교단과 규모에 상관없이 지역 교회들도 피로회복 캠페인에 함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유 목사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 때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연합하자는 취지에서 덕기연에 헌혈 캠페인 동참을 제안했다. 여기에 호응한 덕기연 소속 임원 목사들은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자신들이 먼저 헌혈에 참여했다.
덕기연 총무 박남웅 목사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어려울 때는 교회의 크기, 성도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다”며 “대형교회뿐 아니라 모든 교회가 동참하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원진들이 먼저 헌혈에 참여했고 덕기연 소속 교회들에게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덕양구엔 420여개 교회가 있는데 덕기연에 소속된 교회는 340여개다.
헌혈 행사를 처음 진행하는 교회들이 많은 만큼 더 많은 성도가 참여할 수 있는 방식도 고민 중이다. 송기섭 목사는 “50명 이상은 돼야 헌혈차를 부를 수 있는데 대부분 교회는 성도수가 적다”면서 “지하철 3호선 화정역에 있는 헌혈의집을 활용하거나 구청장의 협조를 얻어 화정역 광장에 헌혈차를 부를 수도 있다.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덕기연은 헌혈 캠페인 진행 방법과 노하우 등을 담은 매뉴얼을 만들어 지역교회와 공유할 예정이다.
고양=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