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유전자 변형으로 전염력이 강해진 코로나 바이러스는 지난 9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돼 유럽을 휩쓴 뒤 중동, 아시아, 호주, 북미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설상가상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새로운 변이가 발견됐다. 우리나라도 비상이 걸렸다. 영국에서 입국한 80대 남성이 심정지로 사망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역시 영국에서 들어온 그의 가족 2명도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바이러스 변이 검사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에 나올 예정인데 만약 변이로 판명될 경우 국내 첫 사례가 된다.
변이 바이러스는 깜깜한 터널을 지나던 인류가 백신으로 겨우 빛을 보기 시작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 새로운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조차 못한 만큼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만은 기필코 막아야 한다. 정부는 연말까지 영국 런던발 인천행 항공편의 운항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이 정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영국 직항 항공편이 아닌 다른 나라를 경유해 입국하는 경우는 영국 체류 사실을 확인하기 쉽지 않다. 사실상 영국에 머물다가 들어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일본은 소수 예외만 두고 28일부터 외국인 신규 입국을 내년 1월 말까지 일시적으로 정지하기로 했다. 초강수 대책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쿠웨이트 등은 1주일 동안 국경을 폐쇄했다. 우리도 영국발 항공편 운항 중단을 추가로 연장하는 게 마땅하다. 외국 사례를 참고해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감염을 촉발하지 않도록 초기부터 확실하게 막아야 한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를 내년 1월 3일까지 더 연장하기로 했다. 3단계 격상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는 대신 연말연시 강화된 방역 대책의 효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 실천 없이는 효과도 없다. 백신 없는 겨울에 변이 바이러스 공포까지 엄습했다. 엄중한 상황을 이겨내는 방법은 정부와 국민 모두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것밖에 없다.
[사설] 변이 바이러스 공포… 초기에 막아야 한다
입력 2020-12-28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