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앞으로 다가온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달아오르고 있다.
연임에 도전한 이기흥(사진) 현 회장의 우세 속에서 그에 맞설 예비후보들의 단일화가 선거판을 좌우할 전망이다. ‘반(反) 이기흥’ 진영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던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5선 의원 출신인 이종걸 전 대한농구협회장을 필두로 한 예비후보들의 단일화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후보 등록은 28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선거일은 다음달 18일이다.
장 명예총장은 27일 불출마 선언문에서 “체육회장 선거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양상을 피하고 뜻있는 적폐 대항 세력과 폭넓은 결속운동을 강화해 보다 힘 있게 개혁을 추진할 사람에게 깃발을 넘기고 옆에서 도울 것”이라며 “승리를 쟁취할 후보를 중심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뤄내 현 체육 적폐 청산에 결집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장 명예총장은 지난 3일과 22일에 두 차례나 기자회견을 자청할 만큼 출마 의사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지난 23일에는 또 다른 핵심 주자로 꼽혔던 문대성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후보단일화에 합의해 ‘반이기흥’ 진영의 결집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5월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5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된 전적이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았다.
체육회장은 연간 4000억원의 예산으로 62개 정회원 종목단체, 17개 시·도체육회, 생활체육을 총괄하는 자리다. 장 명예총장의 불출마로 ‘야권 주자’는 이종걸 전 회장, 유준상 대한요트협회 회장, 강신욱 단국대 교수, 윤강로 국제스포츠연구원장 등으로 압축됐다.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도 후보로 나설 뜻을 밝혔다.
후보 단일화가 안돼 표심이 분산되면 반사이익을 얻는 쪽은 이 회장이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통합 이후 처음인 2016년 10월 제40대 회장 선거에서 당선해 내년 2월까지 임기가 예정돼 있지만, 재선을 위해 지난달 20일부터 직무를 정지했다.
이날 입장문을 통해 출마 의사를 밝힌 이종걸 전 회장은 “체육의 미래를 위한 개혁을 맡아야 할 체육회가 온정주의와 파벌주의로 만연하다. 스포츠 비리 사건이 발생해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 회장 체제의 체육회를 비판했다.
체육계 폭력·성폭력 사건에 따른 개혁 요구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분리 등의 현안을 놓고 정계 인사들까지 체육회장 선거에 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이 회장의 우세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내년 7월부터 7개월 간격으로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치러야 하는 상황만으로도 현직 회장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