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숲길’로 새 단장 세종대로, 새해 첫날 걸을 수 있다

입력 2020-12-28 04:02
세종대로가 차로 다이어트를 통해 ‘사람숲길’로 거듭난다. 사진은 확 넓어진 보행자 전용도로와 자전거를 이미지로 표현한 가상도. 서울시 제공

자동차로 가득 찼던 세종대로가 사람과 나무가 어우러진 ‘사람숲길’로 새 단장을 마치고 내년 1월 첫선을 보인다. 시민들은 다음달 1일부터 임시 개통되는 세종대로사거리~숭례문교차로~서울역 교차로 1.5㎞ 구간의 넓어진 보도를 직접 걸을 수 있게 된다. 도로 위 섬 같았던 숭례문 주변에는 보행로를 만들어 시민의 접근을 편리하게 하고, 광화문에서부터 숭례문을 거쳐 남산과 서울로7017까지 보행길로 단절없이 이어진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사람숲길’의 선형공사를 연내 마무리하고 일부 구간을 1월 1일부터 개방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7월 착공 후 현재 공정률은 93%이며 정식 개장은 4월이다.

세종대로는 기존 9~12차로에서 7~9차로로 축소되고, 축소된 자리에는 서울광장(6449㎡) 면적의 2배가 넘는 보행공간(1만3950㎡)이 생긴다. 세종대로 전 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도 조성된다. 이로써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문화, 역사, 조경을 아우르며 상권, 경제, 사람을 이어주는 서울의 ‘대표보행길 브랜드’로 거듭나게 된다.

올해 교목 191주 등 식재를 마무리한 후 기상여건에 따라 내년 3월부터 관목, 초화류 등 식재를 완료하고 보도정비를 마치면 내년 4월 더욱 쾌적한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된다. 사람숲길 공사가 마무리되면 세종대로는 명실상부한 도심의 문화와 사람과 경제를 잇는 ‘이음길’로 태어난다. 이로써 세종대로 주변 북촌, 서촌, 광화문, 경복궁, 북창동, 남산, 서울로7017 등 역사와 문화자원이 연결되고, 북창동~남대문시장~서울역이 연결되는 ‘삼각 상권벨트’가 형성돼 지역과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대로 사람숲길 공사 전 제기된 우려와 달리 교통정체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현재 통행차량 속도는 평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세종대로 차로를 축소하더라도 신호조정을 통해 차량을 외곽으로 우회시켜 교통량을 분산했기 때문이다.

도심 진입 11개 주요 도로에 도심경계 22개 교차로를 대상으로 도심방향 유입교통량은 줄이고 외곽방향 유출 교통량을 늘리는 신호운영을 조정한 결과 신호조정 1단계 교통량은 약 10%, 신호조정 2단계는 약 9%가 각각 감축했다. 또 공사영향구간 신호운영을 맞춤형으로 개선했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전 구간을 대상으로 출·퇴근 시간대 교통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 중이며 향후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시 도심외곽과 공사영향권 교차로 신호운영을 전면 재조정해 시민의 교통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또한 세종대로의 교통량 분산을 위해 사직로·율곡로의 교차로에 좌회전을 허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광화문광장의 생활도로를 우회도로로 확보하고, 교통개선사업(TSM)을 통해 도로용량을 증대하여 세종대로의 광장구간 교통량을 분산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사람숲길 조성’은 차선이 크게 감소함에도 교통 흐름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결과를 보여준 첫 번째 사례라고 평가하고 향후 광화문광장 공사에서도 이를 잘 활용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황보연 도시교통실장은 “공사기간 중에도 큰 교통혼잡 없이 도로흐름이 원활할 수 있었던 것은 시의 적절한 교통체계 개편은 물론 시민들이 차량 우회 등 도심 교통량 감축에 적극 협조해 준 덕분”이라며 “세종대로의 ‘대표 보행거리’ 조성을 통해 자동차 중심이었던 서울 도심을 보행자 중심으로 바꿔 서울 도심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