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0년의 마지막 주에 접어들었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트위터 등 글로벌 SNS들은 연말을 맞아 올해를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를 정리해 발표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로 변화된 일상이 올해 SNS를 가장 풍성하게 채운 것으로 집계됐다. 빌보드 차트를 휩쓴 가수 BTS,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도 SNS를 통해 한류 문화 확산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미국 대선, N번방 사건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이 올 한 해 SNS를 가득 메웠다.
인스타그램, 코로나가 부른 트렌드 담아
최근 앱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의 조사에서 1424만명의 국내 사용자를 확보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SNS로 꼽힌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 분석 등을 통해 올해를 주도한 트렌드를 소개했다.
인스타그램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이웃을 보듬은 한국 이용자들의 선한 영향력에 먼저 주목했다. 나이·직업·성별을 불문하고 국내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응원과 온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최전선에서 바이러스와 싸우는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해 시작된 ‘#덕분에챌린지’는 5만여개의 게시물을 만들어냈다. ‘존경한다’를 뜻하는 수어를 사진으로 올리는 캠페인인 만큼 사진 중심의 플랫폼 인스타그램에서 국민적 참여를 끌어냈다는 설명이다.
길어지는 실내 생활에 재미를 더해주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해시태그들도 주목받았다. 가장 핫한 ‘집콕’ 트렌드로 꼽힌 ‘#달고나커피’가 대표 사례였다. 커피 믹스를 수백번 저어 달고나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게시물이 55만여개 탄생했다.
집에서 자녀를 돌보게 된 부모들은 ‘#집콕육아’, ‘#아무놀이챌린지’ 등의 해시태그를 만들어 놀이 방법을 공유했다. 인테리어로 일상 공간에 새로움을 더하는 ‘#방꾸미기’,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는 시간을 활용해 개성 있는 패션을 선보이는 ‘#binisolationouting’ 등 해외 트렌드들도 소소한 재미를 더했다.
인스타그램은 문화의 소통 창구 역할도 톡톡히 했다. ‘#케이팝’은 2020년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음악 장르였고,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 팬들의 흥미를 끌어냈다.
페이스북, ‘YEAR IN REVIEW 2020’
페이스북은 이용자의 관심이 급증한 키워드를 통해 올 한 해를 돌아보는 ‘YEAR IN REVIEW 2020’을 발표했다. 국내엔 올해 처음 공개된 이번 결과는 정치·경제·문화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집계됐다.
역시 코로나19 관련 게시물들이 두드러졌다. ‘집콕’ 문화가 확산되면서 홈피트니스 게시물이 급증했다. 국내에서는 홈스쿨링과 중소기업 지원, 취미 활동 등에 대한 내용이 주로 공유됐다. 비대면 소통이 활성화되면서 페북 메신저와 왓츠앱, 인스타그램 라이브 기능의 이용도 늘었다.
분야별로 주목받은 단어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정의·평등’ 관련 키워드로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확대된 미국의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정치 분야에서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슈로 꼽혔다. 선거전이 한창이던 8월에는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로 당선된 카멀라 해리스가 화제를 모았다.
‘글로벌 아이콘’ 부문에서는 올해 사망한 미국의 두 유명인사가 꼽혔다. 미국 진보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전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와 농구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가 주인공이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추모 문화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BTS, 트위터 최다 언급 계정 4년째 1위
지난달 한국인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SNS로 선정된 서비스는 144억회가 실행된 트위터였다. 트위터도 전 세계 이용자들의 트윗과 계정을 분석해 각 분야의 키워드를 추렸다.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트윗된 해시태그는 단연 ‘코로나19(#covid19/#coronavirus)’였다. 유사 해시태그를 합하면 총 4억건가량이 트윗됐다. 국내에서도 지난달까지 약 700만건에 달하는 검색이 이뤄졌다. 정부 부처가 내놓는 실시간 정보는 물론 마스크 착용법, 손씻기 방법 등 일상과 관련한 트윗도 활발히 오갔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의미의 인종차별 반대 운동인 ‘BLM(#blacklivesmatter)’이 2위, 집에 머문다는 의미의 ‘스테이홈(#stayhome)’이 3위에 올랐다. 국내에선 전 국민의 공분을 샀던 ‘N번방’ 키워드가 사회 분야 키워드 2위로 나타났다.
전 세계 트위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언급한 계정은 ‘방탄소년단(@BTS_twt)’이었다. 2017년 이후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인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위, 조 바이든 당선인이 2위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정치인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