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20, 30대 청년층 가계대출은 3분기 말 409조3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5% 늘어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7%)을 웃돌았다.
이 가운데 청년층 주택대출은 10.6% 늘어난 260조2000억원으로 가계대출 확대를 주도했다. 특히 주택대출의 분기 평균 증가액(15조8000억원) 가운데 청년층 비중이 53.4%(8조5000억원)로 지난해(21.4%)보다 대폭 상승했다. 이에 전체 주택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9%에서 29.2%로 늘었다. 청년층 신용대출(89조원)도 15.6% 늘면서 전체 신용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6%에서 28.3%로 올랐다.
한은은 청년층 차주의 연체율이 3분기 말 0.47%를 기록하는 등 다른 연령층보다 낮은 수준으로 채무상환 부담은 아직 크지 않다고 봤다. 그러나 30대를 중심으로 레버리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가계빚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내년부터 3년간 경제성장률이 전망치를 하회하고, 자산가격이 하락하는 등 금융 불균형이 조정되는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가계·기업의 신용손실이 67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의 신용손실 규모는 13조5000억원에서 18조7000억원, 기업 손실은 21조3000억원에서 48조1000억원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부도율도 충격 전 0.96%에서 1.32%로 0.36% 포인트 상승하고, 기업대출 부도율도 2.29%로 0.93% 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보고서는 자영업자의 경우 원리금 상환유예 덕분에 내년 3월까지 적자가구 비중이 18.8%로 3.6~3.8% 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상환유예 종료 이후에는 20.3~22.4%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가구 비중은 내년 12월 9.4~10.4%인 25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동성 위기란 예적금, 보험 등을 다 해지해도 원리금 상환액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한다. 상환불능가구 비중은 지난 9월 말 0.9%에서 내년 말 5만3600가구인 2.2%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대상 자영업자는 전체 자영업자 453만 가구 중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는 주요 업종(도소매, 운수창고, 숙박음식, 부동산, 교육, 보건, 여가, 기타 개인서비스)에 종사하는 244만 가구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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