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면 더 산다… 11월 주택거래량 또 10만건 돌파

입력 2020-12-25 04:05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량이 전월보다 25.9% 증가한 11만6758건으로 집계됐다. 11월까지 누적 거래량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래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는 4개월 만에 10만건을 넘어섰다.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올해 들어 7월 14만1419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정하고 다주택자와 법인에 대한 규제를 추가한 6·17, 7·10 대책 이후 8월(8만5272건), 9월(8만1928건) 연이어 감소했다. 그러다 10월에 9만2769건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뒤 지난달 다시 10만건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주택에 대한 누적 매매 거래량이 113만9024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11월까지 거래량 누적치보다 65.8%나 증가한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런 배경에 정책적 요인이 상당히 작용했다고 본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정부의 다주택자·법인 규제로 다주택자 등이 내놓은 지방과 중저가 물량을 지역 실수요자나 또 다른 투자자들이 사면서 거래가 급등했다”고 말했다. 또 “신용대출 규제도 매수세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신용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수하는 것을 규제하면서 신용대출을 받고 주택을 매수하는 ‘막차 행렬’이 몰려 매수세가 뛰었다는 얘기다.

임대차법 개정 이후 본격화된 전세난도 주택 매수세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빌라·다가구주택 중심의 공공전세 보급 계획을 밝혔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이 82만8051건으로 전월 대비 35.5% 증가한 반면 아파트 외 주택은 1.9% 증가에 그쳤다.

규제가 심화하면서 ‘똘똘한 한 채’로 회귀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주택 매매는 1978건으로 전월보다 15.8% 늘었다.

정부가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와 부산 등 전국 37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이런 ‘역풍선 효과’는 최근 들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셋째 주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송파구는 0.1%, 서초구 0.09%, 강남구 0.08%, 강동구 0.07%(전주 대비) 아파트값이 각각 오르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0.05%)으로 상승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