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겟돈’이 인류 최후의 전쟁?

입력 2020-12-28 03:05

요한계시록 16장에 아마겟돈이 나온다. 대접 심판 중에 등장하는 아마겟돈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재림교회를 주창하는 안식교는 요한계시록의 아마겟돈을 인류 최후의 전쟁이라 말한다.

“지상 역사의 마지막 하나님의 큰 날에 있을 전쟁을 말함이니 이 전쟁을 아마겟돈 전쟁이라 한다.”

여호와의증인은 1975년 10월 초에 아마겟돈 전쟁이 일어나서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안식교와 여호와의증인은 요한계시록의 아마겟돈 전쟁을 문자 그대로 믿는다. 아마겟돈을 비유로 해석하는 이단도 있다.

정명석의 기독교복음선교회(JMS)는 요한계시록의 아마겟돈 전쟁을 문자적으로 풀어서는 해답을 얻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아마겟돈 전쟁을 중동전 혹은 3차 세계대전으로 풀기도 하는데 이 문제 역시 성경을 문자 그대로 풀어서 생긴 잘못이다. 아마겟돈 전쟁은 영적인 전쟁으로 종교적인 전쟁, 진리의 전쟁, 사상의 전쟁을 말한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 역시 아마겟돈을 비유로 푼다. “본문은 개구리 같은 더러운 귀신의 영이 용과 짐승과 거짓 선지자의 입에서 나와 하나님과 전쟁을 하기 위해 아마겟돈이라 하는 곳으로 천하 임금들을 모은다고 한다. 이것은 용과 짐승과 거짓 선지자의 마음이 귀신의 집이기 때문에 귀신의 영이 비진리를 통해 그들의 입에서 나온다는 말씀이요, 육적 이스라엘 나라의 전쟁터를 빙자한 아마겟돈이라는 곳에 하나님의 사자들과 싸우기 위해 왕들 곧 목자들을 모은다는 말씀이다.”

신천지는 정통교회를 바벨론 교회라 부른다. 아마겟돈 전쟁은 자신들과 바벨론 교회인 정통교회 사이에 벌어지는 교리 다툼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요한계시록 16장의 아마겟돈에 대한 정통교회의 올바른 해석은 뭘까. “세 영이 히브리어로 아마겟돈이라 하는 곳으로 왕들을 모으더라.”(계 16:16)

요한계시록의 아마겟돈은 땅의 이름, 즉 지명이다. 아마겟돈은 히브리어로 므깃도의 산을 뜻한다. 므깃도는 전략적 요충지로 고대에 중요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에겐 므깃도가 치열한 전쟁의 대명사로 인식됐다. 하나님은 천사를 통해 요한에게 므깃도산, 즉 아마겟돈 전쟁의 환상을 보여주셨다. 이를 제3차 세계대전과 핵전쟁과 같은 실제 전쟁으로 이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요한계시록 16장을 읽어보면 용, 짐승, 거짓 선지자가 등장한다. 이들의 목적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미혹하고 핍박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특히 사도 요한과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소아시아 일곱 교회 성도들은 로마제국으로부터 핍박을 당했다. 믿음을 지킨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스도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믿음의 선한 싸움이 언제 끝날지 모르고 예수님의 재림에 대한 소망도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그때 하나님은 요한에게 환상을 통해 말씀하셨다. 믿음의 선한 싸움, 영적 전쟁의 끝이 반드시 있다고 말이다.

요한계시록 16장의 아마겟돈 전쟁은 믿음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믿음의 선한 싸움에 나선 성도들과 신앙을 무너뜨리려는 악의 세력과 영적 전쟁을 의미한다. 아마겟돈 전쟁은 믿음에 관한 말씀이지 세계대전과 핵전쟁에 관한 말씀이 아니다.

아마겟돈과 같은 이 치열한 영적 전쟁도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 날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믿음의 선한 싸움을 끝까지 싸운 모든 그리스도인의 승리로 끝날 것이다.

김주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