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 고인 물 해결사로 떠오른 서울시 ‘고압살수차’

입력 2020-12-25 04:01

서울시 ‘고압살수차’가 보도 위 고인 물 해결사로 떠올랐다. 앞서 고인 물 방지를 위해 서울 곳곳에 설치한 ‘투수블록’이 제 구실을 못 하자 서울시는 살수차를 구원투수로 세웠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도입한 ‘투수블록 고압 살수장비(고압살수차·사진)’의 3개월 간 운용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고인 물 개선뿐 아니라 온도저감 먼지제거 측면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거뒀다는 내용이다.

고압살수차는 고인 물을 방지하도록 한 빗물침투시설 ‘투수블록’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표면을 씻어주는 차량을 말한다. 강한 압력으로 물을 뿜어내 투수블록을 청소하고 폐수는 다시 흡수한다. 투수블록은 블록틈새(물길)를 활용해 보도 위에 고여있는 빗물을 땅으로 내려보내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먼지와 이물질, 공사물 토사, 낙엽 등이 틈새를 막으면서 빗물 흡수에 차질이 생겼다.

서울시 전체 보도의 약 9%가 투수블록이다. 서울시가 도시 물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2015년부터 교체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하지만 투수블록의 오작동이 잇따르면서 보완책 마련이 불가피했다.

고압살수차 사용 뒤 총 117개 블록 중 108개(92%) 블록의 투수 성능이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 환경에 따라 평균 6배 투수율 상승을 보였다. 또 투수 기능 KS 품질기준(0.1㎜/sec)에 적합하지 못했던 48개 블록 중 39개(87%)가 장비 도입 후 KS기준을 만족시켰다.

부수적인 성과도 거뒀다. 블록 총 4곳에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해 표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 장비 운용 직후 온도가 평균 섭씨 38.6도에서 27.4도로 떨어졌다. 한낮(오전 11시~오후 3시)에는 평균 39.5도에서 33.1도로 떨어졌다.

미세먼지 제거 효과도 입증됐다. 한국건설기술원과 함께 블록 위 쌓인 미세먼지 제거 분석 결과 사람 머리카락 두께 수준의 먼지가 약 89% 저감됐다. 이밖에도 블록 표면의 이물질이 제거돼 블록 고유의 색상을 회복되는 등 미관개선 효과도 나타났다.

투수블록 고압살수장비의 보행 환경 개선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입증된 만큼 서울시는 고압살수차 운용 범위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5~8월 동작구 이수역 일대와 강남구 봉은교차로 등 총 8개구 6.9㎞ 구간에서 운용했다면 내년에는 약 18㎞ 구간에서 운용한다. 2021년에는 약 18㎞(25,000㎡)까지 장비 운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