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4가지 선택’… 환자 상태 따라 치료전략 필요

입력 2020-12-25 04:03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연합뉴스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개발이 막바지에 들어섰다. 앞으로 코로나19 치료제는 기존의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에 이어 항체치료제, 혈장치료제까지 크게 4가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치료제가 완치를 담보하지는 못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치료제로 선택할 수 있는 약물은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 완치자의 혈장을 사용하는 혈장치료제, 완치자의 혈장에서 항체를 추출한 항체치료제가 있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사의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투여 환자는 전날 기준 2077명이었다. 혈장치료제는 21일 기준 51명의 환자가 임상 2상에 참여했다.

각각의 코로나19 치료제는 한계가 있다. 렘데시비르는 효과성 논란이 많다.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보고서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환자의 회복기간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지만 사망률을 낮추진 못했다는 보고가 있다.

덱사메타손은 치료제 중 유일하게 중증환자에게서 효과를 냈다. NEJM과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각각 덱사메타손이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의료현장에선 렘데시비르와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스테로이드제는 오래 쓰면 면역력 억제로 심혈관질환, 고혈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증식돼 증상이 심각할 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투여해야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감염 후 다발성장기부전이 나타나는 중증환자에 대해 대부분 의료진이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혈장치료제와 항체치료제는 중증환자에겐 효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들은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체를 이용해 효과를 기대하는 치료제인데, 바이러스가 한창 배출되는 기간(증상 발현 일주일 이내)에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우주 교수는 “중증환자에 대한 치료제는 사실상 아직 없는 셈”이라며 “한 가지 약물로 치료를 기대할 순 없고 환자 상태에 맞게끔 치료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증환자는 약물뿐만 아니라 인공호흡기, 산소투여, 에크모(체외막산소공급·ECMO), 혈장교환 등 다른 치료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대증요법(환자의 증상에 따라 치료하는 요법)을 사용한다. 홍장희 충남대병원 임상시험센터 교수는 “폐렴이 심한 환자는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사용하거나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하는 등 환자에 맞는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며 “초기에 항체치료제를 투약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 다음 염증반응이 나오면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제를 각기 다르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입원치료가 필요하지만 산소치료가 필요 없는 환자는 렘데시비르를, 에크모 치료가 필요한 위중환자는 덱사메타손만 사용하라고 안내했다. 산소치료, 인공호흡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는 덱사메타손과 렘데시비르 혼용을 권장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