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떠나는 도시에 미래를 설계할 수 없습니다”
보수 대표 ‘전략통’이 4·7 재보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형준(사진) 동아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박 교수는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사회특별보좌관, 17대 국회의원(부산 수영구),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올해 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과 새로운보수당 등 야권 통합을 주도하고, 4·15 총선 당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개혁보수 전략가’로 통한다.
박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의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부산의 1인 GRDP(지역내총생산)는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꼴지에서 두 번째다. 출산률 역시 꼴지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대학은 쇄락하고 있고 청년은 해마다 1만2000명씩 떠난다”고 진단했다. 이어 “혁신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며 부산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을 후보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형준 교수와의 일문일답 이다.
-출마를 선언하면서 ‘YS(김영삼)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현재 민주화 세력을 자처하는 이들에 의해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YS 정신'은 두가지의 의미가 있다. 보수의 자기정체성 강화와 민주주의의 정립이다. 고(故) 김영삼 대통령은 ‘금융실명제’, ‘하나회 척결’ 등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한걸음 진전시켰다. 그의 담대한 용기와 불굴의 개혁 의지를 본받아 ‘제2의 민주화 운동’에 앞장설 것이다.
-부산시장에게 필요한 자질은
▶혁신적·민주적 리더십. 대한민국과 부산은 ‘성장하느냐 나락에 빠지느냐’라는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극복을 위해선 제대로 된 혁신이 필요하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혁신을 촉진하고, 이끌고, 확산시켜야한다. 또 지난 시정에서 견제받지 않은 권력이 불미스러운 사건을 저질렀다. 시장이 ‘갑’이 되고 시민이 ‘을’이 되는 시정이 이어진 것이다.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소통·공감을 바탕으로 한 참된 민주주의의 실천이 중요하다.
-‘청년 주거난 해소’, ‘산학협력 도시’ 등 ‘청년’에 초점을 맞춘 이유는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우수한 학생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 인재가 없는 곳에 산업이 융성할 수 없다. 부산의 혁신역량을 키우는게 핵심이다. ‘지산학협력’이 촉매제가 될 것이다. 도시 곳곳에 산학협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면 절반의 학생은 학교 공부를, 나머지 절반은 기업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게 지원한다. 스타트업 콤팩트 시티도 구상 중이다. 파리의 스테이션 에프(Station F)처럼 600개의 사무실과 주거공간, 여가시설 등이 통합된 모범적 사례를 부산에서도 만들어낼 것이다. 살기 좋은 부산에서 청년 인재들이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다.
-가덕도 신공항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덕도 신공항은 남부권 전체를 활성화 할 해법이다. 인구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리고 있다. 충청도까지 내려온 수도권과 남부권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상황이다.
남부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허브 기능’이 필요한데, 그중 하나가 ‘공항’이다. 부산의 세계 6위 항만에 항공이 더해지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다. 남부권 전체의 물류허브공항이자 동북아허브공항이 탄생하게 된다. 남부권에 순환형 고속철도망을 구축하고 하이퍼루프와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을 도입되면 남부권 어디서든 1시간 거리로 신공항에 이를 수 있다. 부산·거제·여수·목포 등을 이은 ‘남부권 관광벨트’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시장 적합도 1위에 잇따라 이름을 올렸다. 이에 견제도 심화되고 있는데 어떤가
▶혁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후보라고 시민들이 평가해주시는 것 같다. 다만, 근거 없는 비난이 횡행하고 있어 안타깝다. 30대 때 이혼과 재혼을 했다. 이 사실이 2008년 총선 당시 악용돼 소송으로 바로잡은 경험이 있다. 유언비어를 유포한 7명 전원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흑색선전이 유포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살면서 비겁하게 살지 않았다. 공직생활에서 문제 있는 행동을 했다면 당연히 비판할 수 있지만, 공직생활 훨씬 이전의 일로 마타도어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선이 혼탁해질 뿐만 아니라 제일 안좋은 형태의 네거티브 선거가 될 가능성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을 가장 경계하고 있고, 흑색선전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박형준에게 정치는 어떤 의미인가
▶공적 가치에 대한 열정이다. 정치는 비루하지만, 비루함을 통해 숭고함을 성취한다. 과정은 비루하나 그걸 통해 공동체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숭고한 것이고. 숭고함을 일종의 레거시(legacy)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조현지 쿠키뉴스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