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믿음’ 없이 지질하게 살다 주께 용서받고 자신감 넘쳐

입력 2020-12-28 03:08

밝은 성격으로 누구와도 잘 어울렸다. 4학년 때 전학하니 친구들이 몰래 내 교과서를 칼로 난도질해 버리고, 슈퍼나 문방구에서 도둑질을 시키는 등 심하게 괴롭혔다. 수시로 괴롭힘을 당하는 사이 나는 의기소침해지며 사람들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내가 위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교회였다.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니며 의료 선교를 꿈꿨다. 약학과에 가겠다는 각오로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노트를 모두 옮겨 적고 부족한 부분은 A4용지에 정리하며 반복 학습을 했다. 영어는 본문 전체를 몽땅 외웠다. 이런 노력으로 전교 550명 중 4등까지 뛰어올랐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이 지질한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여러 곳에 낸 수시 지원에서 모두 떨어지고 수능성적도 평소보다 100점이나 낮았다. 의료선교사의 꿈도 사라지자 ‘나는 무얼 해도 안 될 놈’이라고 자포자기하며 자책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던 강원대학교에 합격해 한마음교회 생활관에 들어가게 됐다. 목사님께선 ‘부활을 통해 성경의 모든 말씀을 믿을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아! 부활을 통해서 예수님을 믿는 거구나’ 하며 그때부터 부활에 초점을 맞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그러다 장학생으로 선발돼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곳 한인교회에서 중고등부 찬양 팀 사역을 맡으며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했지만 아무리 열심히 복음을 전해도 아이들에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왜 아이들이 변하지 않을까? 뭐가 잘못된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해결하지 못한 채 연수를 마치고 귀국해 교회의 어느 형님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았다. 형의 ‘네가 예수님 믿지 않아서 그래’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 ‘믿음’ 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강하게 흔들었다.

이어서 고린도전서 15장의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게바에게 보이시고 열두 제자에게 보이시고, 후에 500여 형제에게 일시에 보여주셨다는 구절이 선명히 보였다. 그리고 예수님을 핍박했던 바울의 삶을 통해 예수님의 부활이 진짜임이 선명해졌다.

베옷을 입는 심정으로 하나님 앞에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다 가진 자’라고 하셨는데 ‘나는 지질하고, 나는 안 돼’ 하며 하나님을 무시하고 내가 주인 되어 살아온 모습, 예수님보다 더 위에서 입술로만 ‘주여 주여!’ 하던 자가 바로 나였다. 회개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사랑한다 정훈아’로 들렸다.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한 죄인, 용서받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마음의 주인으로 모셨다.

주님이 영원히 나와 함께하시니 더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캠퍼스 전도와 노방 전도를 나갔다. 장교로 군 생활을 하면서도 병사들에게 수시로 복음을 전했다. 교회공동체와 함께 외국으로 선교사역을 나간 적이 있다. 집회를 인도하는 분을 도와 시청각자료를 준비하고, 현장 사진 촬영과 영상촬영 등으로 섬기며 주의 일을 함께하는 것이 너무 뿌듯하고 감사했다.

출퇴근길 운전 중에, 또 근무 중 틈틈이 내 안에 계신 주님을 묵상한다. 낙심됐다가도 내 안에 계시는 주님으로 자신감 넘치는 나를 볼 수 있다. 또 그 자신감 덕분인지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으며 당당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자존감 없이 눌려있는 수많은 사람이 이 부활의 복음을 듣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영원한 기쁨과 감사를 누리기를 소망한다.

김정훈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