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정반대로 나는 무엇이든 아무 생각 없이 결정했다. 물건도 이것저것 품질과 가격을 비교하지 않고 그냥 보이는대로 샀다. 언니는 나를 ‘김답답’이라고 불렀다. 나는 늘 혼자라는 생각에 친구들과 어울리며 활발하고 유머 많은 아이로 인정받았다. 겉으론 항상 밝았지만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찾을 수 없어 속은 썩어 들어갔다.
그러다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남자친구를 만났다. 좀 뚱뚱하고 답답한 내 모습까지 그대로 받아주고 사랑해줘 내 마음은 활짝 열렸다. 그러나 평생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남자친구도 조금씩 변해갔다. 그러다 어느 날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이제 그만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갑자기 삶에 회의가 들며 더 이상 사람에게는 기대할 수 없다는 생각에 찾지 않던 신을 찾게 됐다.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누구든 정말 계신다면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는데 문득 예전에 예수님 얘기를 하던 친구가 생각 나 찾아갔다. 친구는 세계사연대표를 보여주면서 예수는 2000년 전 실존했던 사람이고, 직접 보지 않아도 역사를 통해 이순신 장군을 믿을 수 있는 것처럼 예수님의 부활도 역사를 통해 믿을 수 있다고 했다. ‘예수님의 부활이 진짜인가?’ 하는 의문을 품은 채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갔다. 목사님께서는 부활은 누구나 믿을 만큼 쉽다고 하셨지만 나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풀리지 않는 의심은 커지고 자포자기하면서도 주일예배를 드렸다.
목사님께서 느낌과 감정으로 부활을 믿으려고 하면 1000년이 걸려도 믿지 못한다며 전능자가 이 땅에 오셨다 가시며 확실한 증거를 남기셨다고 선포하셨다. ‘증거? 종교에 무슨 증거가 있어?’ 또 의심이 들어오는 순간 문득 검증된 ‘역사’라면 반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랍게도 성령께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을 수 있고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인 부활을 정확하게 비춰주셨다.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들을 죽이고 핍박했던 바울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즉시 그 부활을 전하다가 순교한 사실 앞에 나는 꼼짝할 수 없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지금도 살아계신 성자 하나님이셨다.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던 거지?’ 오직 나의 주인이 되기 위해, 내 마음 하나를 받으려고 창조주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는데도 나밖에 모르던 사람, 더욱이 내가 침 뱉고 조롱하고 예수님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바로 꼬꾸라졌다. 그리고 내가 주인 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막혔던 마음들이 한순간에 녹으며 내게 천국의 삶이 시작됐다. ‘왜 내가 원하는 대로 안 해줘?’ 하며 무시했던 가족들에게 눈물로 사과했더니 ‘얘가 드디어 철들었네’ 하며 안아주었다. 언젠가 택시기사에게 복음을 전했는데 대단한 믿음을 가졌다며 목사를 하라는 얘기도 했다. 한 영혼이라도 돌아오길 바라는 주님의 마음이 부어지니까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바울의 고백이 내 고백이 됐다. 사람에게 정말 사랑받고 싶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미 넘치도록 큰 사랑을 주시니 그분과 동행하는 매일매일이 감사하고 사랑이 넘치고 기쁘고 자유하다. 예수님을 따라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그 길을 직접 인도하시는 주님과 함께 살다가 주님 만날 때 ‘잘하였다 충성된 종아’ 칭찬받는 삶을 살기를 원한다.
김혜진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