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임대주택 거주자 비하성 막말로 자질 논란에 휩싸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사과로 버틴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과거 박근혜정부의 공직 후보자들이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자진사퇴했던 때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2014년 6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막말 논란이 불거지자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2011년 6월 한 강연에서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의 발언과 “조선민족의 상징은 게으른 것”이라는 표현으로 식민사관 논란에 휩싸였다. 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은 지명 철회를 촉구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문 후보자의 해명에도 여론이 악화되자 여당이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에서도 문 후보자 사퇴 요구가 나왔고, 결국 문 후보자는 지명 14일 만에 자진사퇴했다.
2014년 7월엔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지 33일 만에 물러났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 후보자가 ‘민주당은 불임정당, 불복정당, 생떼정당’ ‘조국, 공지영 등은 북한에 가서 살아야 한다’는 취지의 막말을 SNS에 올린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정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2012년 대선으로 첨예한 대결이 있었을 당시였다”고 해명하고 사과했지만 결국 청문회 과정에서 위증 논란 등까지 겹치며 장관직에 임명되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자진사퇴 형식을 취했지만 당시 악화된 국민 여론에 부담을 느낀 박 대통령이 사실상 지명을 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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