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신앙낱말사전(성서유니온선교회)은 구원, 죄, 회개 등 교회에서 흔히 접하는 표현을 어린이의 시각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다. 조애신 토기장이 대표는 “일반 출판계 베스트셀러인 ‘아홉 살 마음 사전’이 떠오르는 책이다. 기독교 시각으로 풀어낸 좋은 기획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그림책으로 드리는 가정예배(토기장이)는 코로나19로 가정예배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자녀의 흥미를 끌며 가정예배를 이끌려는 학부모에게 지침서가 되는 책이다. 송광택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는 “가정예배 순서에다 기도와 나눔 등 구체적 방법까지 제시해 그림책을 잘 모르는 부모도 부담 없이 예배를 인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독교 형성사(새물결플러스)는 한국 초기 기독교 역사를 사진과 그림, 지도와 도표 등 풍성한 자료와 함께 소개한다. 장동민 백석대 신학대학원 교수는 “한국에 전파된 기독교가 한국 문화와 만났을 때 생긴 문제점과 논쟁거리를 사실적 자료에 근거해 서술했다”고 평했다. 개신교에 다소 낯선 역사인 공의회에 주목한 책도 눈길을 끌었다. 최종원 캐나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의 공의회 역사를 걷다(비아토르)는 유럽 중세사를 전공한 저자가 14차례의 공의회를 소개하며 한국교회가 새겨야 할 점을 정리했다. 이동준 푸른나무교회 목사는 “공의회란 주제를 다루면서 교회사나 교리사적 접근이 아닌 사회사 관점으로 읽어낸다는 점에서 의의와 가치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개척 5년차입니다(세움북스)는 ‘어느 동네에나 있지만 정작 잘 모르는’ 개척교회 현실 및 생존기를 실감 나게 소개했다. 이한민 아르카 대표는 “교회 개척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시대에 진솔한 위로를 전하는 책”이라고 했다. 목사, 그리고 목사직(홍성사)은 “목사 됨이 무엇인지 일관되게 질문하며 목회자의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이원혁 새물결플러스 과장은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민낯 앞에 목사직을 향한 진솔한 숙고와 성찰을 담은 이재철 목사의 조용한 외침이 인상적이다. 목사와 신학생, 성도 모두가 책을 읽으며 공감하고 가슴을 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목회자의 목회자’ 유진 피터슨(1932~2018) 목사가 목회자 아들과 나눈 37통의 편지로 구성된 젊은 목사에게 보내는 편지(복있는사람)도 주목받았다. 강영란 샘솟는기쁨 대표는 “편지라는 형식 때문에 선입견을 가지면 목회적 관점에서 부족한 책이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겐 아버지의 아버지, 아들의 아들로 이어지는 담론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 기독교가 성장과 성공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려 할 때 교훈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톰 라이트 박사의 바울 평전(비아토르) 역시 많은 이의 추천을 받은 수작이다. 최종훈 봄이다프로젝트 대표는 “톰 라이트는 성경에 기록된 사실 사이에 역사적 기록과 문학적 상상력을 적절히 끼워 넣는 데 탁월하다. 저자가 그려내는 바울의 모습이 실상이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다양한 면모를 엿보게 해준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동서양 철학자의 읽기를 통해 실천적 관점에서 성경 읽기를 제안하는 읽는다는 것(IVP) 역시 호평을 받았다. 정병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는 “이 책을 읽으며 얻는 가장 큰 수익은 읽는 행위에 대해 성찰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읽기에 접근하도록 격려해주는 것이다. 책 읽기와 관련된 동서양 현인의 다양한 지혜를 얻는 건 덤”이라 했다.
성을 알면 달라지는 것들(IVP)은 성에 관한 과학적 지식뿐 아니라 성경적 관점의 성교육도 다뤘다. 오수경 청어람ARMC 대표는 “왜곡된 성 담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제공하는 균형 잡힌 성교육 책이다.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거든 이 책을 반드시 통과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성서학 독립연구자 김선용씨의 갈라디아서(비아토르)는 역사비평의 방식으로 갈라디아서를 이해하기 쉽게 해석했다는 평을 받았다. 송용원 은혜와선물교회 목사는 “저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작하는 신약학 클래스의 첫 단추가 예사롭지 않다. 이대로만 나아간다면 먼 훗날, 로마서 주석으로 신약 클래식을 달성했던 장 칼뱅 못지않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순전한 그리스도인(IVP)은 CS 루이스의 삶과 글을 연구해 쉽게 풀어낸 책이다. 민경찬 비아 편집장은 “루이스에 대한 ‘신학적 읽기’의 전범이다. 꼭 루이스가 아니더라도 신학자의 책 읽기가 어떠한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엄밀한 의미에서 하나의 완결된 서평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죽음의 의미를 고찰하는 책들도 사랑을 받았다. 팀 켈러의 인생 베이직 세트(팀 켈러, 두란노)는 죽음과 출생, 결혼이란 삶의 주요 의례 앞에서 ‘무엇을 위해 사는가’란 질문을 던진다. 고상섭 그사랑교회 목사는 “하나님과 연결되지 않는 인생의 순간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보여주며 복음이 가장 든든한 인생의 기초임을 확신하게 해준다. 역시 팀 켈러라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고 했다. 신간은 아니지만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 ‘일과 영성’ 등 팀 켈러 목사의 책은 올해도 교보문고, 예스24 등 주요 온라인서점 종교/기독교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다시 춤추기 시작할 때까지(IVP)는 구약학자 월터 브루그만이 코로나19 사태에 관해 신학적으로 답한 ‘코로나 신학서’다. 장병주 예책 대표는 “성경 속 믿음의 조상은 어떻게 시대의 거대한 위기를 이겨냈는지, 그리고 우리는 지금 어떻게 이 위기를 이겨내야 할지 알려주는 책”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