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의 얼 담긴 ‘고고장구’ 개발 세계시장 진출 박차

입력 2020-12-22 21:22
디자인 특허를 취득한 아랑고고장구.

교회문화강좌에서 장구 장단과 안무의 몰입을 통해 얻는 흥과 치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아이돌 그룹인 방탄소년단(BTS)을 주축으로 한 K-pop의 열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신(新) 한류 열풍이 다시금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편승하여 과거 국내에서만 인정받고 주목되어 왔던 한국의 전통문화가 빠른 속도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각종 공중파 미디어와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한지와 한복, 김치, 지방 특산품, 전통식품, 한옥, 한국 스포츠, 영화, 드라마, 음악 등 각종 문화와 산업을 대표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소개되면서 그동안 한국을 잘 모르던 외국인들의 관심이 커짐에 따라 한국 전통문화의 위상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전통문화와 현대 문화가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응집이 되면서 일어나게 되는데 대표적인 예로 음악, 패션, 건축 등을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그에 따른 초고속 통신망과 인터넷의 보급은 미디어 플랫폼의 발달을 가속시키고 전통과 현대를 조합한 새로운 장르로 만들어진 모두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의 제작을 증가시켰다. 진정한 유비쿼터스 환경이 국경을 초월해 세대 간의 장벽을 허물고 더 나아가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의 장벽을 없앤 것이다.

고고장구 진흥원의 장구 연습 모습.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대중화하려는 행위는 예전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돼왔다. 그러나 당시 추세는 대중화를 시키기 위해 접목시킬 제대로 된 대상을 찾지 못했고 이를 널리 파급시키고 알리는 데 한계가 있어 항상 제한된 울타리 안에서만 보이고 인식됐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한국의 전통문화예술을 대표하는 타악기 중 하나인 장구의 리듬과 현대적 안무를 새로운 박자로 재탄생시켜 대중문화예술로 승화시킨 것이 있으니 바로 한국의 얼과 신명을 담은 고고장구다.

고고장구는 (사)한국고고장구진흥원의 조승현 대표가 23년간 독학으로 쌓은 노하우를 가지고 개발한 새로운 장구 타법으로 4분의 4박자 리듬을 대중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국내 다수의 방송사 출연을 비롯한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축제 참여에 이르기까지 고고장구는 한국에서 먼저 다져진 기반을 발판으로 삼아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고고장구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고고장구 지도자 자격을 이수한 강사를 호주 시드니에 파견했으며 누구나 쉽게 보고 따라 할 수 있는 고고장단 교본 DVD를 미국 LA에 보급하기도 했다.

열린음악회 출연 모습.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대유행인 가운데 불안과 공포로부터 마음을 안정시키고 억압된 행동의 제약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해 줄 각종 힐링 산업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 오랜 기간 행해져 왔던 여러가지 방식의 명상과 요가를 비롯한 뇌의 자극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주는 다양한 소리를 모아 들려주는 ASMR 서비스 등의 출현이 바로 그러하다.

고고장구는 단순히 악기를 두드리는 리듬과 안무를 즐기며 삶의 즐거움을 되찾는 행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신명나는 리듬과 역동적인 안무를 통해 신체의 건강을 유지 및 단련하고 스트레스 해소 및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있다. 또한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고고장구만의 독창적이고 체계적인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성장기 두뇌 발달을 비롯한 정서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질풍노도의 시기에 쉽게 쌓일 수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청소년 탈선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억압된 감정의 해소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요즘, 우리의 전통악기를 기반으로 한 고고장구는 신명나는 흥겨운 장단과 안무의 몰입을 통해 얻어지는 흥과 치유의 에너지를 가지고 새로운 자아의 발견과 함께 생활에 활력소를 제공하여 국내뿐 만이 아닌 전 세계인을 아우르는 치유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중식 기자 js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