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가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에 적용된다. 식당은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권고가 아닌 강제사항이라 자영업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지만 식당 차원에서 ‘쪼개 앉기’ 등의 요청을 거절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발표 후 수도권 식당에는 예약을 취소하는 전화가 이어졌다. 서울 중구에서 갈빗집을 운영하는 최모(53)씨는 22일 “몇 개 되지도 않던 연말 예약이 다 취소됐다”며 “점심 장사로 근근이 버티고 있는데 내일부턴 거의 개점휴업 상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12월 둘째주(7∼13일) 전국 소상공인 사업장의 평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9% 감소했고, 음식점업은 거의 반토막 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4명씩 나눠 다른 테이블에 앉겠다고 하는 경우를 두고 고민하는 소상공인이 많다. 서울 강남구에서 식당을 하는 변모(67·여)씨는 “5명이 한 테이블에 앉겠다고 하면 당연히 거절하겠지만 2명, 3명씩 떨어져 앉아 식사하겠다고 하면 거절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한시라도 빨리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힐 수 있다면 나눠서 앉겠다는 손님들을 아예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자영업자들도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연말 단체예약 3건이 어제 전부 취소됐다”면서도 “60명짜리 예약도 있었지만 별수 있겠나. 아예 층을 달리해서 앉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면 나눠 앉는다고 해도 예약을 받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술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 역시 “떨어져 앉더라도 테이블을 오가는 일이 생길 거다. 그래서 아예 그런 예약도 안 받으려 한다”며 “만일 적발되면 사업자가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올해 특수를 누렸던 캠핑장들도 5인 이상 예약을 강제로 취소하며 대응에 나섰다. 강원도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홍지희(45·여)씨는 오는 25~27일 방문하려 했던 5인 이상 예약자들에게 전화로 안내한 뒤 예약을 취소했다. 홍씨는 “거리두기 3단계가 돼서 식당 등이 모두 영업을 안 하는 것보다 지금의 조치에 적극 동참하는 게 피해가 덜할 거라 생각했다”며 “그래서 지침이 나오자마자 공지를 올리고 예약 취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들은 이번 조치가 ‘시설규제가 아닌 행위규제’라 해도 결과적으로는 시설규제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차라리 거리두기 3단계로 상향하자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