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등 줄줄이 중단… 유튜브 활용 온라인 문화선교 빛나

입력 2020-12-23 03:08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독문화계는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각종 공연과 집회, 영화 상영 등이 중단·축소되면서 문화사역자들은 생존의 위협까지 경험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내년에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소통하려는 노력이 이어졌고 온라인 문화선교의 가능성을 확인한 점은 긍정적이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장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세미나를 열고 코로나19 시대에 기독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백 원장은 “올해 기독문화의 플랫폼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됐다”며 “문화단체뿐 아니라 사역자들은 코로나19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감에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노력을 지속해왔다”고 평가했다.

기독영화제는 대폭 축소

기독영화계는 전반적으로 침체한 분위기였다. 기독영화나 기독교 가치관이 담긴 영화 등을 선보이며 관객과 소통한 서울국제사랑영화제, 한국기독교영화제, 모두를 위한 기독교 영화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영화제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지난 부활절에 재개봉 예정이었던 영화 ‘교회오빠’는 프리미엄 맞춤영상정보서비스(VOD)로 대체했다.

백 원장은 “좋은 영화가 많이 제작돼야 내년에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 꾸준히 나온 것은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부활: 그 증거’ ‘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 ‘저 산 너머’ ‘산티아고의 흰 지팡이’ ‘아이 캔 온리 이매진’ ‘가나의 혼인잔치’ 등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삶과 죽음을 조명한 영화 ‘부활: 그 증거’는 코로나19로 영화산업이 침체한 가운데서도 선전했다. 파이오니아21 제공

특히 김상철 감독의 영화 ‘부활: 그 증거’는 22일 기준으로 누적 관람객 수가 2만9000여명이다. 삶과 죽음, 부활을 조명한 이 영화는 올해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 중 종교부문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관람했다.

공연계, 온라인 공연 모색

온라인 찬양 집회를 준비하는 광야아트센터 전경. 광야아트센터 제공

공연계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약화할 때 잠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광야아트센터는 뮤지컬 ‘더북 성경이 된 사람들’을 지난 19일까지 좌석 띄어 앉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공연을 완주했다. 지난 9월 말에는 한국교회를 응원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광야 복음뮤지컬 집회’도 열었다. 뮤지컬 ‘천로역정’ ‘평양마켓’ 등은 온라인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모색했다. 오프라인 찬양 집회가 힘들어진 찬양사역자들도 ‘번개탄 유튜브 부흥회’ ‘광야에서 내 백성을 위로하라’ 등 다양한 온라인 워십을 선보였다.

유튜브, 다양한 콘텐츠 시도

한성교회 김윤진 간사가 위로의 메시지로 찬양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백 원장은 기독문화계가 앞으로 유튜브 콘텐츠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유튜브에서 기독 콘텐츠는 개교회의 설교가 대부분이었는데 올해는 찬양 상담 교육 문화 등 여러 장르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윤진 한성교회 간사가 이끄는 워십팀의 예배 실황과 찬양 동영상이 누적 조회수 1억회 이상을 기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백 원장은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찬양 콘텐츠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김윤진 간사의 찬양 동영상은 교계에서 최초로 1억 뷰 이상을 돌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 ‘골목교회’ ‘교회언니페미토크’ ‘달빛마을TV’ ‘카우치 워십’ 등 다양한 기독 콘텐츠 채널이 개설됐다.

백 원장은 “기독문화계는 앞으로도 변화하는 미디어 상황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의 장점을 살려 문화 사역을 확장해야 한다”며 “디지털 콘텐츠로 잘 구현하려면 먼저 오프라인 콘텐츠가 탁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코로나19 시대에 기독문화 콘텐츠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담아내야 한다”며 “기독교가 무거운 이야기가 아닌 일상과 분리되지 않은 이야기로 문화 콘텐츠를 풀어가도록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