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China’ 백신 풀린다… 브라질 등 4억회분 수출

입력 2020-12-23 00:05
지난 9일(현지시간) 페루 수도 리마의 한 대학병원 임상연구센터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중국 국영 제약회사 시노팜(중국의약집단)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은 중국을 비롯해 페루와 브라질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제약회사들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조만간 세계 시장에 선을 보인다. 브라질이 23일(현지시간) 중국 시노백 백신의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최초로 발표할 예정인데, 양호한 수준의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제약업체 3곳이 외국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백신 물량이 이미 4억회분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중국은 화이자·모더나가 채용한 신기술인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생산도 시작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CoronaVac)’이 브라질 3상 시험에서 50%를 상회하는 예방률을 보였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이 수치는 각국 규제 당국의 사용 승인 기준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백신 개발 관계자가 전했다. 관계자들은 코로나백과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95% 수준의 예방률을 보이는 타사 백신에 필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백신업체들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꺾이면서 자국 내 백신 임상시험이 여의치 않게 되자 해외에서 시험을 진행해 왔다. 시노백은 브라질 외에 인도네시아와 터키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시노백과 공동으로 코로나백 3상 시험을 한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 연구소는 임상 결과를 23일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코로나백 예방률 등 시험 결과의 구체적인 내용도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국 국영 시노팜(중국의약그룹)이 개발한 백신은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사용 승인을 받고 수도 아부다비에서 접종이 시작됐다. 그러나 시노팜 백신의 임상 결과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다.

선진국들이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등 서구권 백신에 주로 관심을 보이는 반면 브라질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은 중국산 백신 확보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백신은 상온에서도 효능을 유지해 운송과 보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브라질 상파울루주 정부는 올해가 가기 전에 코로나백을 1080만회분 확보할 계획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노팜과 시노백, 칸시노 등 중국 제약업체 3곳이 남미, 중동, 아시아 등지의 국가와 체결한 백신 공급 계약은 최소 3억7400만회분, 최대 3억9900만회분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자국산 백신을 ‘글로벌 공공재’라고 규정하며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백신 외교’를 벌여왔다. SCMP는 중국의 공격적인 백신 수출이 글로벌 백신 수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문가 평가를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백신의 효능과 시험 데이터에 여전히 불투명한 부분이 남아있다는 지적도 함께 소개했다. 14억명이나 되는 자국민에게 접종할 백신도 부족한 상황에서 해외 수출 분량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중국은 화이자·모더나 백신에 적용된 신기술인 mRNA 방식의 백신 생산공장 건설에도 착수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윈난성 위시에서 지난 21일 연간 1억2000만회분의 mRNA 기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의 기공식이 열렸다. 여기서 생산할 백신은 인민해방군 군사의학연구원과 쑤저우아보겐, 윈난월백스생물이 공동 개발했다. 중국 당국은 8개월 안에 공장을 완공해 내년 하반기부터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