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영산신학원 조용찬 학장은 “창조적 상상력을 갖고 교육 방법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조금 업그레이드된 교육으로는 학교의 존재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로 목회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원들도 교육 방법에 대한 고민에 빠져 있다. 영산신학원은 졸업생을 교회로 보내 달라는 요청이 많고 시대 상황에 민감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영산신학원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조 학장을 만나 물어봤다.
-현재의 목회 환경은 어떤 상황인가.
“코로나가 끝나도 교회에 안 가겠다는 사람이 4분의 1에 가깝다는 조사가 있다. 신앙을 버리겠다는 게 아니고 온라인으로 예배드려도 되는데 교회에 굳이 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이들이 교회에 안 나가면 교회가 여러모로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달리 보면 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교회가 생길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보통 교회를 개척한다고 하면 돈을 끌어모으고 또는 모 교회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했다. 그렇게 해도 재정적으로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예배라는 핵심 개념만 변하지 않는다면 완전히 새로운 교회를 더 쉽게 세울 수 있게 됐다.”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성도들을 인정하자는 얘기인지.
“성경은 우리 몸을 거룩한 산제사로 드리라고 했다. 이전에는 교회에 나와서 예배드려야 산제사라고 생각했다. 잘못하면 성도들이 다 흩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반드시 교회에 나오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도리가 없으므로 나중에 다시 모일 수 있다는 전제를 하고 예배를 드린다. 따라서 온라인 예배를 예배가 아니라고 생각 안 한다. 이것도 예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교회도 이런 상황을 인정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를 해야 한다.”
-새로운 교회란 어떤 모습인가.
“한정된 시간, 한정된 장소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소그룹 같은, 그러면서 기존 소그룹과는 다른, 그 자체로 교회인 모습일 것 같다. 정확하게 단정하진 못해도 이런 교회가 25%에 가까운 이들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교회는 전도도 쉽다. 큰 교회에 가자고 하는 것보다 작은 모임에 가자고 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참석하는 이들에게도 그렇다. 코로나19로 전도의 한쪽 문이 닫혔지만 하나님께서 다른 문을 열어주신 게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교육 현장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정규 대학의 3분의 1 이상이 없어질 거라고 한다. 일단 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학생들의 필요를 채우지 못하는 교육 과정은 사라질 것이다. 반대로 대학이 크든 작든 서울에 있든 지방에 있든, 인가를 받았든 안 받았든, 학생들의 필요를 채우는 대학에는 학생들이 몰릴 것이다. 교육현장은 그 필요를 제공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영산신학원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내가 ‘창조적 상상력’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기존 교육방식을 조금 업그레이드하는 정도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교육으로 나가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가르치고 학생들이 듣고 질문하면 답변하고 숙제를 내고 확인하고 이런 정도였다면 이제는 다 함께 참여하는 수업으로 혁신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아직 연구 중이지만 수업을 연극으로 하는 것이다. 학습 내용을 하나의 희곡으로 만들고 학생들이 배우로 출연하는 것이다. 그러면 극 중 상황, 분위기, 대사 등을 완벽하게 숙지하게 된다. 신학원에 ‘영산오페라단’이 있고 내가 단장이다. 본래 오페라를 좋아하지만 이를 관객으로 볼 때와 단장으로 볼 때는 완전히 다르다. 더 깊이, 더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더라. 여러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가르치는 자체를 바꿀 것이다. 그래서 효과가 나면 다른 곳에서도 이를 적용하려 할 것이다.”
-한국교회에 당부한다면.
“하나님이 주신 큰 축복 중의 하나가 창조적 상상력이다. 우리에게 상상력이 있는 한 얼마든지 더 나은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이제 한계가 됐다? 아니다. 지금 현재 하던 일의 한계가 된 것이다. 이 코로나가 교회에 큰 어려움이다,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할 게 아니다. 다른 가능성, 더 나은 가능성을 보는 게 필요하다. 교육쪽으로 보자면 이런 인식을 갖고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하고 적용하면 새로운 교육, 목회 영역을 개척하면 된다. 이는 우리 신학원만의 일이 아니라 지금 목회자를 양성하는 모든 신학원이 생각해야 하는 일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 중인 영산신학원은 현재 2021년 봄학기 신·편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내년 1월 23일 본 신학원에서 입학설명회를 열고 2월 5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