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페트병으로 옷 만든다고?… 강북구, 서울 첫 시동

입력 2020-12-22 04:07

서울 강북구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투명 페트병을 의류 등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투명 페트병의 분리배출과 함께 수거부터 제품생산과 소비까지 연결하는 ‘원스톱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강북구는 지난 18일 ㈜비와이블랙야크 본사에서 블랙야크, 두산이엔티, ㈜티케이케미칼과 투명 페트병 고품질 자원순환 및 수요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사진).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업무를 분담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구는 페트병 분리배출을 시작으로 수거와 선별에 이르는 촘촘한 시스템을 가동한다. 주민들이 내놓은 투명 페트병을 강북재활용품 선별처리시설에 보내 압축한 후 전문 재활용업체에 반출하게 된다. 민간 기업은 페트병에서 재생원료(플레이크)를 추출하고 가공해 부가가치가 높은 의류용 원사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재활용 공정을 거쳐 생산한 친환경 제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국내에서 고품질의 재활용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연간 2만2000t의 폐 페트병을 수입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번 협약이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첫 단추를 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는 직영 선별 처리시설의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투명 페트병 전용 작업 라인과 공간을 새로 꾸밀 계획이다. 구멍을 뚫은 후 압축해야하는 페트병 특성에 맞춰 전용 기구와 전담 수거 차량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재생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우선 구매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를 정비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양질의 투명 페트병을 수거하기 위한 맞춤형 재활용 촉진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주민이 페트병 30개를 동 주민센터로 가져오면 종량제 봉투 10ℓ로 교환하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번 협약은 환경보전 가치를 담은 강북구의 정책이 기업의 친환경 경영과 맞물려 동반 상승효과를 불러온 민관 협업사례”라며 “강북에서 시작된 자원순환의 새 바람이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