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된다 생각하면 핑계가 보이고 된다 생각하면 길이 보인다”

입력 2020-12-23 03:04
손지희 집사(왼쪽 세 번째)가 지난 14일 직장에서 셀 모임을 갖고 양육 대상자들과 함께했다.

저는 불신자 아버지와 어렵게 신앙생활을 하신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평소 행복해 보였지만,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오는 날은 집안이 시끄러웠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말이 없고 소심한 성격이었습니다. 부모님의 다툼이 있는 날은 감정을 숨기고 방 안에서 소리 없이 울며 기도했습니다.

평범한 대학 생활을 마치고 변화를 꿈꾸던 차에 학교 동아리 선배를 만났습니다. 선배의 권유로 고향을 벗어나 2006년 수원 예수마을셀교회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예수마을셀교회는 당시 개척 교회였습니다. 매주 선포하시는 목사님의 비전에 감동이 돼 정착했습니다. 교회에 발을 들여놓은 지 10년이 넘었지만, 낮은 자존감 때문에 수년간 뒤에 숨어 리더들의 사역을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가끔은 전도도 하고 기도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역 현장에 뛰어들어 일하는 것은 내키지 않았습니다. 청년 시절엔 이런 문제 때문에 안된다, 결혼 후엔 저런 문제 때문에 안된다, 아이를 키우면서는 아이 때문에 안된다며 여러 핑계를 댔습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아이를 등원시키고 출근하면 온종일 개인 시간 없이 일하다가 퇴근 후에는 집안일을 합니다. 아이를 재운 뒤 밤 10시가 돼야 개인 시간을 갖습니다.

박영 목사님은 강단에서 “셀 제자양육을 하면 양육자인 내가 먼저 은혜를 받는다”라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워킹맘의 바쁜 일상을 핑계로 아무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금요성령집회 때 직장을 다니면서 매주 10명씩 제자양육을 하는 한 성도의 간증을 들었습니다. 견딜 수 없는 은혜가 부어졌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는 이 코로나 시대에 ‘셀그룹 제자양육이 답이다’는 분명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더 이상 핑계 대는 인생이 아니라 시대를 이겨내는 신앙인이 되자’고 결단했습니다.

저는 수원의 한 대형 유치원에서 교사로 15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생각이 바뀌자 수많은 아이와 교사가 모두 제자양육의 대상자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직장 환경상 퇴근 이후에만 시간이 됩니다. 워킹맘들은 일이 끝나면 가정으로 바로 돌아갑니다. 제자양육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가 거절도 많이 당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기도하며 믿음으로 도전하라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매일 2명씩 제자 양육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도전했습니다.

믿음으로 순종했더니 한 주에 7명과 함께 제자양육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중 한 양육 대상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불신자에게 이 기쁜 복음의 소식을 빨리 전해주고 싶다고 고백했습니다. 지금은 다른 사람을 양육하고 있습니다.

이후 저는 양육 대상자를 매주 집으로 초청해 셀 제자양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돼 최근 제자양육을 하는 선생님과 함께 직장에서 감격스러운 첫 직장 예배를 드렸습니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핑계가 보이고, 된다고 생각하면 길이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매일 새벽 누구를 만나 양육을 할지, 어떻게 섬기며 양육을 시도해야 할지 기도합니다. 믿음으로 하나님께 구하며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제자양육을 할 때마다 세상이 줄 수 없는 엄청난 기쁨과 감격이 있습니다. ‘너희는 가서 제자 삼으라’는 주님의 말씀대로 순종했을 뿐인데 저의 제자가 또 다른 제자를 세우고 있습니다. 한 번도 예수님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불신자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복음을 전하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낍니다. 셀 제자양육이야말로 우리 주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임을 확신합니다.

손지희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