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급 낮춘 안철수 서울시장 출사표… 反文연대 힘받나

입력 2020-12-21 04:03

안철수(얼굴)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반드시 이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들겠다”면서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 대표의 출마 선언을 계기로 내년 재보궐 선거 승리를 위한 야권의 ‘반문재인 연대’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궐선거 승리는 정권교체를 위한 7부 능선을 넘는 것”이라며 “제가 앞장서서 그 7부 능선까지 다리를 놓겠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정권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만은 제 몸을 던져서라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 도전을 준비했던 안 대표가 스스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로 급을 낮춰 정권교체에 보탬이 되겠다는 취지다.

안 대표는 ‘정권 심판론’을 서울시장 선거 출마 명분으로 들고 나왔다. 정부·여당의 입법 독주와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징계 사태, 부동산 대란, 코로나19 대응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문재인 정권은 민주주의의 적, 독재정권이 돼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문재인 정권의 폭주와 무도하고 무법한 여당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끝까지 달리겠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안 대표는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 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고 부연했다.

안 대표의 출마 선언을 놓고 국민의힘에선 “안 대표 출마를 야권 통합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향후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진통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선거 때마다 출마하는 정치인”이라며 출마 효과를 평가절하했다.

안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도전은 세 번째다. 그는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고,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선 박원순 김문수 후보에 이어 3위에 그쳤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