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正二品松)이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충북 보은군은 지난 18일 추첨을 통해 정이품송의 자목(子木 아들나무·사진) 100그루를 공공기관과 민간인에게 모두 분양했다고 20일 밝혔다. 아들나무는 키 2∼2.5m, 밑동 지름 6㎝인 6년생으로 유전자 검사를 거쳤다.
군은 분양 신청서를 제출한 공공기관에 3~5그루씩 모두 50그루를, 추첨으로 일반인 32명을 선정해 1~2그루씩 분양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에서 공식적으로 승인한 천연기념물 후계목의 민간분양 첫 사례다.
한 그루당 가격은 100만원이다. 군 관계자는 “유전자 검사에 한 그루당 30만원이 들고, 종자를 싹틔워 길러낸 비용 등을 따져 가격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보은군은 2008년 문화재청 승인을 받아 정이품송 솔방울에서 씨앗을 채취해 묘목을 길러내는 데 성공했다. 2010년부터 장안면 오창·개안리 2곳의 군유림 2.4㏊에서 양묘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라는 정이품송 자목은 1만여 그루에 달한다. 군은 내년에 200그루를 추가 분양할 계획이다.
보은군 속리산면 상판리에 있는 정이품송은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의 속리산 행차 때 어가(御駕) 행렬이 무사히 통과하도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보은=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