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일 0시 기준 1097명으로 발생 이래 가장 많았다. 닷새 연속 1000명을 넘었다. 전날 검사 건수는 35% 줄었는데 환자는 오히려 늘었다. 악화일로다.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중환자들이 숨지는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9일 상급종합병원과 국립대학병원에 병상 확보 첫 행정명령을 내렸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것이다. 상급병원은 최소 1%, 국립대병원은 1% 이상을 코로나 중증 환자 전담 병상으로 내놓아야 한다. 병상이 없어 환자가 죽어가는 상황에서 정부로선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일선 의료 현장도 같은 이유로 난감하다. 특히 ‘빅5’로 불리는 주요 병원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중증 암·심혈관·뇌질환 환자들로 중환자실이 늘 가득 차 있다. 당장 이들을 어디론가 옮기고 병상을 확보해야 하니 쉽지 않다. 전체 병상의 1%는 중환자실 전체의 20%에 해당한다니 민간 병원의 어려움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래도 지금은 당장 치료받지 못하면 사망으로 직결되는 코로나 중환자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불가피하게 취해진 행정명령인 만큼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이행하길 바란다. 정부는 상급병원들이 코로나 환자 치료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상책을 면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가능한 한 많은 민간병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이제 정부가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다. 최근 일주일 하루 평균 확진자는 959명으로 격상 기준에 도달했다. 정부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미칠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여전히 신중한 모습이다. 3단계로 올리면 200만곳 이상의 사업장이 집합 금지나 제한을 받는다. 경제적 파장이 상당하겠지만 3단계로 ‘짧고 굵게’ 격상해 코로나 확산세를 잡는 게 낫다. 3단계 격상을 실기해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면 경제는 파탄에 빠질 수도 있다. 정부는 아직 기회가 있을 때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 단계 격상으로 피해를 보는 업종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들에 대한 임대료 지원이나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대책을 신속히 결론 내리고 집행해야 할 것이다.
백신 접종은 빨라야 내년 봄이다. 전문가들은 2~3주 내 일일 확진자가 2000~3000명까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시간이 없다. 정부는 과감히 결단하고, 국민은 방역의 최전선에서 기본 수칙을 지키며 이 겨울을 견뎌내야 한다.
[사설] 병상 확보 첫 행정명령… 3단계 격상 과감히 결단해야
입력 2020-12-21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