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광주형 사회복지서비스’ 표준 보급… 돌봄 수준 높이기 박차

입력 2020-12-21 20:1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 5번째)이 지난 10월 14일 열린 광주사회서비스원 개원식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왼쪽 7번째)등과 함께 ‘따뜻한 돌봄 행복한 일자리’라 쓰여진 글자판을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광주사회서비스원 제공

코로나19 격랑을 뚫고 지난 6월 출범한 광주 사회서비스원이 표준화된 ‘광주형 사회서비스 모델’ 보급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에 이은 사회복지 분야의 광주만의 특화 복지정책이다.

광주 사회서비스원은 ‘따뜻한 돌봄, 행복한 일자리!’라는 구호를 내걸고 광주시 출연기관으로 문을 연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국·공립 사회복지시설 운영, 종합재가센터 설치·재가서비스 제공, 민간 사회서비스 기관 지원 등을 전담한다. 지난 2월 발족한 설립추진위가 민·관·정 협업을 통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법인 설립허가를 받은 뒤 사회서비스원 시범대상 시·도 중 가장 먼저 개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14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뒤늦은 개원기념식을 가졌다.

광주지역에 산재한 각종 사회복지시설은 총 3261곳, 종사자는 2만5630명에 이른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 등에게 양질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복지시설마다 판이한 운영방식과 회계·시설 관리 등으로 사회서비스 품질 차이가 적잖은 게 엄연한 현실이다.

광주 사회서비스원은 광주형 복지의 혁신을 꾀하고 동시에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빈틈없는 사회복지 실현차원에서 시설마다 서로 다른 사회서비스 품질격차를 없애고 상대적으로 홀대받기 쉬운 종사자들을 안정적으로 직접 고용해 그들의 처우와 위상도 높이는 것이다.

이유종(49) 경영기획실장은 “공·전·투, 다시 말해 공공성과 전문성, 투명성이라는 3대 원칙의 바탕 위에서 광주시민이면 누구나 공평한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당장 종사자들부터 행복한 일터라는 인식을 갖도록 소통중심의 조직문화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출범 직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시적 돌봄 공백이 생긴 아동·어르신들에게 543회에 걸쳐 다양한 긴급돌봄서비스를 펼친 광주 사서원은 짧은 준비기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따뜻하고 촘촘한 돌봄 안전망’의 전형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26일 북구종합재가센터를 설치하고 오는 29일에는 서구종합재가센터의 문을 여는 등 광주지역의 안정적 돌봄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해가고 있다. 장기요양 어르신 등을 위한 종합재가센터는 2022년까지 자치구별 1곳씩 총 5곳으로 학대 운영한다. 이 곳에서는 어르신 방문요양과 노인돌봄, 가사간병 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국·공립어린이집, 노숙인종합지원센터 등을 통한 국·공립 사회복지시설 운영에도 곧바로 착수했다. 공공·민간 부문 사회복지시설의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민간협의체를 구성하는 내년에는 우수 사례관리를 통해 사회복지시설의 표준운영모델 개발을 본격화하고 사물인터넷 등 ICT기술을 활용한 특화서비스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시설을 방문하지 않고 자택에서 다양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당뇨 측정, 거동 상태 등을 센서로 즉각 알려주는 인공지능·ICT 접목 돌봄 체계을 도입해 보급하게 된다. 일명 ‘Internet of Things(IoT)’ 건강관리 시스템이다.

광주시가 특화산업으로 선정한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하고, 증가하는 비대면 돌봄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반영해 특화된 21세기형 사회서비스를 개발해 확산시킨다는 포부다.

사회서비스원 관계자는 “출생 직후 보육부터 어르신들을 위한 요양까지 전 생애 통합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방대한 조직·시설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질 좋은 사회서비스 제공의 책무를 다하고 철저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복지 패러다임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조호권 광주 사서원 원장
“인공지능·ICT 연계 빈틈 없는 복지체계 구축할 것”


“광주복지재단에서 명칭을 바꾼 광주복지연구원은 사회복지 연구·정책개발 기능을 전담하고, 지난 6월 새롭게 문을 연 광주사회서비스원은 다양한 복지시설 운영을 실무적으로 도맡게 됩니다.”

조호권(61·사진) 광주사회서비스원 초대원장은 20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광주형 복지의 표준모델을 만들어 사회서비스의 전형을 제시·보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코로나19 광풍이 몰아친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 생활화 등 세계가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으로 내몰렸다”며 “사회서비스도 적잖이 위축됐지만, 취약계층에서 발생한 돌봄 공백을 능동적인 자세로 메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광주시의회 제6대 의장을 지낸 조 원장은 지방 정치인으로 드물게 투자증권회사 본부장을 지낸 전문 금융인 출신이다.

“광주시가 육성 중인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과 연계해 어르신들이 집에서도 편하게 복지혜택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 내년까지 개발·보급하는 21세기형 복지혜택입니다. 사회복지시설의 소방·가스·전기 설비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촘촘한 복지체계 구축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그린뉴딜과 포용적 공공복지를 주창한 정부 정책과 AI 중심도시를 자임한 광주시의 구호에 발맞추고 규모가 작은 취약시설의 각종 설비운영과 안전관리 비용부담도 적극 덜어주면서 시설관리 메뉴얼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조 원장은 “수요자 맞춤형 복지 패러다임을 만들어 시민 모두에게 복지가 전달되도록 체계를 개편할 것“이라며 “민간영역과도 소통해 가장 효율적인 광주형 복지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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