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코로나 확진… 유럽 정상들 ‘비상’

입력 2020-12-18 04:02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창립 60주년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1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외부 활동을 중단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크롱 대통령과 최근 접촉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등은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마크롱 대통령 접촉자는 이들 외에도 다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 정계는 물론 유럽 지도부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CNN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엘리제궁은 그러면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지침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 역시 7일간 격리에 들어간다”면서 “대통령 직무는 원격으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 정상으로는 세 번째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과 10월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성공적으로 회복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접촉이 잦은 장 카스텍스 총리와 영부인 브리지트 마크롱, 리샤르 페랑 하원의장은 양성 판정은 받지 않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마크롱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됨에 따라 지난 며칠 사이 그와 접촉한 외국 정상들도 감염 위험이 높아졌다. CNN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를 만나 점심식사를 했고 내각 회의에 참여했다. 사흘 전에는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함께 오찬에 참석했다.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와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 확진 소식에 공식 활동을 중단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마크롱 대통령은 15일에는 피터 마우러 적십자회장을 포함한 다수 인사들과 모임을 가졌다. 14일 점심에는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과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마크롱 대통령이 11일 이전에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돼 있었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지난 10~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등 EU 25개국 지도자가 참석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EU 정상들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회의 도중에는 발언을 위해 마스크를 벗은 만큼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최악의 경우 유럽 지도부 전체가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