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 세계에 흑인 인권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도 변하고 있다. 흑인들만의 ‘니그로리그’를 MLB 역사에 포함하고 원주민 비하 논란이 있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팀명을 바꾸기로 했다.
MLB 사무국은 17일(한국시간) “더 일찍 해야 했을 일이 오래 걸렸다”며 니그로리그에 메이저리그 지위를 부여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우리는 모두 니그로리그가 불의한 환경에 맞서 최고의 선수를 만들어내고, 혁신 그리고 승리를 해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결정으로 1920년부터 1948년까지 흑인들만이 참여했던 니그로리그는 이제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에 포함된다. 재키 로빈슨이 1947년 4월 15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면서 최초로 야구의 인종 장벽을 넘었다면 이번 사건으로 과거 장벽을 무너뜨리게 된 것이다. 메이저리거로 인정받는 니그로리그 선수는 3400여명으로 추정된다.
MLB 역대 최고 타율의 영광도 니그로리그의 조시 깁슨이 가져간다. 종전 최고 기록 보유자는 지난 1894년 타율 0.440을 기록한 휴 더피였다. 하지만 깁슨이 1943년 니그로리그 홈스테드 그레이스 소속으로 타율 0.441을 기록한 것이 인정받게 된 것이다. 깁슨은 동시에 MLB 마지막 4할대 타자로 기록됐다.
미국 원주민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클리블랜드도 ‘인디언스’라는 팀명을 105년 만에 바꾼다. 지난해 붉은 인디언 얼굴을 형상화한 와후 추장 로고를 팀 이미지에서 제외한데 이어 올해 팀명까지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15일 폴 돌란 클리블랜드 구단주가 팀명 교체를 공식화 했지만 어떤 이름으로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앞서 미국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가 지난 7월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받아온 팀명을 변경하기로 했다. 피부가 빨갛다는 뜻의 레드스킨스가 원주민 비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다. 현재 워싱턴 풋볼팀으로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