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15장에 유리 바다가 나온다. “또 내가 보니 불이 섞인 유리 바다 같은 것이 있고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이 유리 바다 가에 서서 하나님의 거문고를 가지고.”(계 15:2)
요한계시록 15장의 유리 바다는 무엇이고, 어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걸까. 이단 만민교회 이재록은 37회 요한계시록 강해에서 유리 바다를 이렇게 설명했다.
“천국의 바다는 그 근본이 생명수 강에서 나온 물이므로 이 땅의 바다처럼 짠맛이 나는 것이 아니라 달면서도 오묘한 맛이 나지요.… 그런데 장차 백보좌 심판 때가 되면 이 유리 바다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바로 각 사람이 이 땅에서 사는 동안 어떤 마음과 생각과 뜻과 언어와 행동을 했는지가 이 유리 바다에 그대로 드러나 보이게 됩니다.”
이단 새일교회는 보좌 앞 궁창에 물이 있는데, 물 세계인 유리 바다를 건너가면 보좌세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우리가 사는 이곳에는 공기층이 있고 그다음에는 우주층이 있고 그다음에 올라가면 물 세계가 있고 그다음에 올라가면 보좌 세계가 있다고 말한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은 유리 바다를 하나님의 성경 말씀이라 주장한다. ‘약속의 목자’로 추앙받는 교주 이만희의 가르침을 듣고 믿을 때 영적 깨끗함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장막의 유리 바다는 모세 때의 바다와 거울이 아니요, 계시록 10장에서 받은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책이다. 이긴 자들이 이 말씀 앞에 모였고, 이 말씀으로 요한복음 15장 3절과 계시록 22장 14절과 같이 천정수(天井水)에 마음 씻고 마음 가운데 천궁(天宮) 지어 양친 부모(성령) 모셔다가 영원히 살게 하는 것이다.”
정통교회의 바른 해석은 뭘까. 요한계시록의 유리 바다는 하나님의 구원을 상징한다. 요한이 환상을 보았을 때, 보좌 앞에 유리 바다가 있었다. 보좌는 아무나 앉는 자리가 아니다. 왕이 앉는 의자다. 그래서 보좌는 하나님을 상징한다.
그런데 ‘불이 섞인 유리 바다’ 환상을 요한이 보게 됐다. 유리 바닷가에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서 있는 것을 봤다. 성경을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 장면이 매우 익숙할 것이다. 그렇다. 모세와 함께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이 떠오른다. 이어지는 요한계시록 15장 3절을 보면 확실해진다.
여기에 “하나님의 종 모세의 노래”가 나온다. 이는 출애굽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났던 홍해와 요한계시록의 유리 바다가 연관돼 있음을 보여준다.
정리하면 출애굽 사건의 홍해와 요한계시록의 유리 바다는 같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넌 후 바닷가에서 노래를 불렀다. 이 노래가 출애굽기 15장 모세의 노래다. 이 노래의 핵심은 출애굽 백성들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다.
홍해가 하나님의 구원을 의미하듯, 유리 바다 또한 하나님의 구원과 연관돼 있다. 물론 대적자 애굽의 바로왕과 군대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았다. 그들에게 홍해는 하나님의 심판이었다.
그러나 이 말씀의 본질은 대적자들의 손에서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있다.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홍해는 하나님의 구원과 은혜의 상징인 것이다. 구약 출애굽 홍해 사건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은 구원자이신 하나님을 경험했다.
마찬가지로 유리 바다 환상은 모든 성도가 영적인 제2의 출애굽 백성으로서 마지막 날에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주원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