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바리새인처럼 율법만 좇다… 회개하고 기도하는 청지기의 삶

입력 2020-12-21 03:02

아버지가 간경화로 돌아가신 후 집안을 책임진 어머니는 구멍가게 만화방 세탁소 여관 식당 포장마차 보험설계사 등 여러 가지 일을 하셨다. 누님과 두 형님은 일찍 집을 떠나고 막내인 나는 어머니 옆에서 허드렛일을 도우며 자랐다. 큰 형님의 도움으로 대학에 다닌 나는, 선교단체에서 제자훈련을 받고 활발한 선교활동을 했다. 성경지식이 많아 대학에서 신앙을 인정받았지만 기도는 도무지 되지 않았다. 졸업 후 암 투병을 하는 어머니를 살리려고 유명한 기도원을 찾아 간절히 기도했지만 결국 어머니는 우리 곁을 떠났다. 나는 하나님을 원망하며 내 마음과 입을 굳게 닫았다.

그러던 어느 날 교회 청년부의 한 자매가 말씀으로 대표기도 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마음을 빼앗긴 며칠 후 그 자매가 어떤 형제와 다정히 데이트 하는 것을 목격했다. ‘저 자식은 좋겠다. 무슨 복이 있어 저런 자매와 사귀나?’ 하며 부러워했는데, 얼마 후 헤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래 사귀다 헤어졌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는 자매에게 더 마음이 끌려 자주 만나며 가까워졌다. 시간이 지나 자매를 양육한 춘천한마음교회 목사님께 인사를 갔고, 몇 번 목사님과 교제를 했다. 그런 어느 날 목사님께서 “명재야! 너는 바리새인이야! 네가 지금까지 하나님께 드린다고 했던 것. 하나님께서 하나도 안 받으셔!”하셨다. “예, 맞습니다.” 자매는 안절부절 했지만 정작 나는 나를 정확히 알고 계신 하나님 앞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부활! 그래, 나도 잘 알지. 부활이 없으면 기독교 자체가 성립이 안 돼. 천국의 존재, 예수님이 살아 계신 것, 성경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부활이지.’ 말은 그렇게 해도 부활이 내 삶에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러다 예수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것이 우리의 주인이 되기 위함이라는 로마서 말씀이 선포되는 순간, ‘아! 예수님이 죽고 부활하신 이유가 바로 나의 주인이 되기 위함이었구나!’ 내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 내 삶에 진정한 변화가 없었던 이유, 하나님을 원망한 것이 결국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음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죄’를 회개해야 했지만 ‘내가 과연 예수님을 주인으로 잘 모실 수 있을까. 이제부터 내가 아니라 예수님의 말씀대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자신감이 사라지며 회개가 자꾸 미루어졌다.

그런데 하나님은 기도 가운데 부활 사건을 더 크게 보여주셨다. 예수님의 부활은 바뀔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었고, 모든 사람들이 믿을만한 강력한 증거임을 다시 알려주셨다. 예수님을 거절하고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는 유대인들 속에 있는 내 모습을 보여 주실 때는 온몸이 떨려왔다. ‘어찌합니까, 어찌합니까.’ 미적대던 마음이 간절한 외침으로 바뀌며 내가 예수님을 무시한 엄청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 내 아버지시니 기도가 너무 쉬웠다. 하나님께선 내게 중보기도의 은사라는 큰 선물도 함께 주셨다. 어느 날 ‘내가 너의 몸을 강건하게 해 줄 테니 너는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자가 되겠느냐’는 하나님 음성에 바로 순종했다. 그 후 하나님께선 교회공동체에 기도가 필요한 부분들을 알려주셨고, 많은 시간 간절히 기도하게 해주셨다. 하나님께서 주신 중보기도의 은사로 교회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청지기 삶을 살아갈 것이다.

유명재 성도